삼성그룹,비서실 해체…소그룹제 없애고 독립경영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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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삼성 비서실이 39년만에 해체된다.삼성그룹은 9일 새로운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정부의 대기업 구조개혁조치에 부응하기 위해 회장비서실과 소그룹제를 폐지하고 계열사별 독립경영체제로 전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삼성은 대신 그룹 재편에 따른 구조조정을 강력히 추진하기 위해 한시적인 특별기구로 '삼성 기업구조조정위원회' 와 '삼성 기업구조조정본부' 를 운영키로 했다.삼성에 앞서 다른 그룹들도 비서실을 해체했지만 삼성 비서실의 해체는 재계에서 또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삼성그룹 경영의 핵으로 자리잡아 온 삼성 비서실은 1959년 고 이병철 (李秉喆) 선대 회장의 지시로 탄생했다.당시 李 선대회장은 삼성의 규모가 날로 커지면서 모든 계열사를 직접 챙기기가 힘들어지자 비서실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삼성물산내 20여명의 과 (課) 조직으로 출발했으나 전성기인 90년에는 15개팀 2백50명을 거느리는 거대조직으로 성장하기도 했다.기능도 출범 당시의 인사 위주에서 기획.감사.재무.국제금융.경영관리.홍보 등으로 다양해졌다.

특히 비서실의 정보수집.감사능력 등은 정부조직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그러나 이건희 (李健熙) 회장의 취임 이후 '자율경영' 을 강조하면서 기능과 역할이 점차 축소돼 91년 10개팀 1백30여명으로 줄었으며, 최근에는 5개팀 1백명선을 유지해 왔다.

한편 삼성은 9일 발표한 '경영구조 개편안' 에서 비서실을 해체하는 대신 이건희 회장이 대표이사회장을 맡은 삼성전자에 의전.비서기능 등 최소한의 부속실 업무만 수행하는 20명 안팎의 인력으로 회장실을 신설했다.회장실실장은 이학수 (李鶴洙) 현 회장비서실장이 맡게 된다.

삼성은 또 그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였던 그룹운영위원회를 폐지하고 사장단회의도 계열사간 정보교류를 위한 간담회로 바꿨다.

이밖에 상호지급보증 해소.재무구조 개선 등 구조개혁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한시적 기구로 강진구 (姜晋求) 삼성전기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삼성 기업구조조정위원회' 를 신설하고 산하에 '삼성 기업구조조정본부' 를 실무기구로 두기로 했다.

구조조정위원회는 10명 안팎의 경영진으로 구성된다.구조조정본부는 기획.구조조정.재무혁신.인사지원.경영분석 등 5개 태스크포스 (50명) 로 이뤄지며 李회장실실장이 본부장을 맡을 예정이다.

◇ 구조조정본부^인사지원팀장 겸 삼성전자 회장실 부사장 李又熙^기획팀장 池升林부사장 ^기획팀임원 李淳東전무^구조조정팀장 金奭상무^경영분석팀장 吳東振전무^재무혁신팀장 金仁宙

◇ 삼성전자 회장실^회장실장 보좌역 李濟薰부사장^회장실임원 李昌烈전무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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