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생 폭탄주 추방등 신문화운동 전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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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단란주점 가지 말고 해외여행도 자제합시다."

미래의 법조계를 짊어지고 나갈 사법연수생들의 신문화운동이 법조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달 입학한 29기 연수생들이 올곧은 법조인 상을 연수생 시절부터 만들어 나간다는 취지에서 관례적으로 사회경험이 많은 연장자들이 주요 역할을 하는 자치회를 중심으로 '행동수칙' 을 제정하고 나선 것이다.

행동수칙은 추상적.선언적 성격이 짙었던 '연수생 윤리강령' 을 생활속으로 접목한 것. 29기 연수생 자치회 수석총무 여운철 (呂運哲) 씨는 "윤리강령을 더 발전시켜 행동수칙을 제정했다" 고 말했다.

우선 4만원이었던 회비를 3만원으로 줄였다.

꼭 필요한 경비를 제외한 거품을 걷어내겠다는 취지. 경조사비도 줄여 자치회에서 지출하는 축의금을 10만원으로 줄이고 10만원 상당의 화환도 본인이 원할 경우 현금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과소비문화 추방도 중요한 대목. 연수생 신분에 걸맞지 않은 폭탄주.단란주점 문화를 없애고 해외여행과 외제 사치품 구입도 자제키로 했다.

전관예우나 브로커에 의존해 사건을 수임하던 일부 선배들의 관행을 거부하겠다는 결의도 다졌다.

합격한 6백명중 대부분이 변호사로 진출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 지금부터 각계 전문가들을 초빙해 강연을 들으며 전문 변호사로서의 자질을 키워나가기로 했다.

자치회 呂총무는 "아직 우리들은 순수하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거친 세상에 나갈 것에 대비해 미리부터 우리 생활을 추스른다는 생각에서 신문화운동을 계속 추진할 생각" 이라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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