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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개방강좌' 폐강속출…수업료 비싸고 학위 취득기간 길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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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대구대는 이번 학기부터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일정수준의 학점만 따면 학사학위를 주는 학점은행제' 를 도입, 미술관련 5개 과정을 개설했다.그러나 이중 공예반을 제외한 4개 과정에 단 한명의 지원자도 없어 강의 한번 못해보고 폐강해야 했다.

대구대 관계자는 "전체 모집정원이 1백명밖에 안돼 경쟁이 심할 것으로 보았으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고 말했다.충북대도 학점은행제와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재학생과 함께 강의를 들어야 하는 '시간제학생등록제' 를 실시키로 하고 3백43명을 모집했다.그러나 3명만이 지원해 뒤늦게 재학생을 포함한 학사운영 계획을 새로 짜느라 분주하다.

교육부가 일반인들에게 대학을 개방한다는 차원에서 지난해 전국 13개 대학에서 시범운영한 뒤 올해부터 1백95개 대학에 확대시행중인 학점은행제.시간제학생등록제가 실효를 거두지 못한 채 겉돌고 있다.대부분의 대학들이 신청 마감일인 지난달 31일까지 모집정원의 10%도 못채우고 있다는 게 대학측의 분석이다.

이는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일반인들에게 수업료 자체가 부담스러워진데다 수업연한이 너무 길기 때문. 대구대 입학관리과 김성수 (金聖洙.37) 씨는 학점당 수업료가 8만원이 넘어 한학기 최고학점인 9학점을 수강하면 70만원이 넘게 된다" 고 말했다.

또 졸업인증 학점이 1백40학점에 달해 1년에 14학점을 듣더라도 꼬박 10년동안 대학생활을 해야 한다는 계산이다.金씨는 "수업료의 일부를 국민교육 차원에서 정부가 보조해주어야 한다" 고 말했다.

교육부 대학제도과 김화진 (金華鎭) 과장은 "대학개방정책은 당초 취지에 맞게 대학 스스로 풀어야 할 모든 사안" 이라며 "당장 재정지원은 어렵다" 고 말했다.

이원호·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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