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로 엮은 한국적 블루스…김영진 첫 독집앨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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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프랫리스 베이스. 기타 목에 손가락을 짚는 지판 (프랫) 이 없는 특이한 베이스기타다. 이 베이스로 탁월한 한국적 블루스를 선보인 음반이 나왔다.

'블루스 콘서트 - 들꽃' . 주인공은 70년대 초반부터 다운타운에서 베이스를 연주해온 중견뮤지션 김영진이다.

인디레이블로 2천장 한정출시 (02 - 744 - 4430) 됐다. 웅얼대는 느낌의 보컬에다가 몽롱한 베이스 사운드가 좀 괴팍하면서 사이키델릭한 분위기다.

그러나 리듬과 선율에서 풍기는 냄새는 마치 거문고를 듣는 듯 한국적이다.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중간적인 음색에서 절제의 맛을 아는 달인의 솜씨가 느껴진다.신중현.들국화.신촌블루스 등의 세션을 맡아온 김영진은 넘치는 끼를 주체못해 리듬연주에서 벗어나 멜로디 애들립 (즉흥연주) 을 구사하는 바람에 어느 밴드에서도 정착을 못하고 홀로 떠돈 베이시스트. 지금은 경기도 안산에서 피아노 조율사로 지내면서 기타.드럼 등 모든 파트를 도맡은 원맨밴드 음반을 냈다. 한국적 블루스를 듣고싶은 사람에게 권할 만한 이 음반은 영화음악 선곡에 재간을 보여온 홍콩감독 왕자웨이가 다음 작품에 쓸 계획을 밝힐만큼 관심을 끌고 있기도 하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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