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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초등학교, 반장선거에 후보추천제 도입 화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초등학교 어린이회장 (반장) 선거가 '어른선거' 보다 더 어른스럽다.

부산의 한 초등학교가 반장선거에 후보추천제와 결선투표제를 도입해 화제다.

금곡동 금창초교 (교장 허윤도.63) . 4학년7반 金모 (10) 군은 최근 선생님이 "반장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 하고 묻자 손을 번쩍 들었다.

그는 선거 하루전 연설문까지 써 목청을 돋워 연습했으나 출마조차 못했다.

반 학생 3명의 추천을 받아야 했으나 추천자가 2명뿐이었기 때문이다.

金군은 "추천해 주기로 한 친구들이 같이 출마하는 바람에 추천을 못받았다" 며 애석해 했다.

이 학급 출마희망자는 모두 15명. 이중 7명이 金군처럼 추천자를 확보못해 출마하지 못했다.

李모 (10) 군이 전체 42명중 1차에서 15표, 결선에서 32표를 얻어 당선됐다.

이 학교는 지난해부터 4, 5, 6학년에 대해 이같은 선거제도를 택했다.

'치맛바람' 을 잠재우고 학생들에 일찌기 민주주의 제도를 몸에 배게 하기 위해서다.

성적.성별에 관계없이 같은 반 학생 3명의 추천을 받으면 출마자격이 주어진다.

1차투표에서 투표권자의 과반수를 얻지 못하면 차점자와 결선투표를 벌여 많이 얻은 사람이 회장이 되고 탈락자는 부회장이 된다.

이렇게 되자 어떤 반에서는 학생 40여명중 30여명이 출마를 희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3명이상의 추천을 받아 출마하는 학생은 보통 8~9명선. 출마자가 많다 보니 1차투표에서 과반수를 넘는 학생은 극히 드물고 4학년 이상 19학급 대부분이 결선투표까지 가게 됐다.

부산 = 조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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