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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약 한만우 회장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한국신약 한만우 회장 인터뷰
“부모입장에서 수험생 한방제품 개발”

 상황버섯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항암 면역증강제 ‘메시마’를 개발한 한국신약의 한만우 회장(73)이 이번엔 수험생을 위한 건강보조식품 ‘자혜윰’을 출시했다. 한 회장은 지난 20년 동안 항암제를 만들며 축적한 기술들을 이번 제품 개발에 집중했다. 그는 “각성제가 난무하는 수험생 건강보조식품 시장에 순수 한방 기술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싶었다”며 개발 배경을 밝혔다. 화학물질로 만들어진 각종 수험생용 약제들이 일으키는 각종 부작용을 줄이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뜻이다. 지난달 27일 충남 논산시 중산리 집무실에서 한 회장을 만났다.

체력이 튼튼해야 두뇌활동도 왕성
‘어머니가 살펴 헤아리는 마음’이라는 뜻의 ‘자혜윰’은 수험생의 체력보강·심리안정·두뇌활동에 필요한 순수 한방성분으로 만들어졌다. 주 원료는 녹용추출물분말·홍삼농축액·동충하초 균사체배양추출물분말·상황버섯 균사체배양추출물분말 등 천연재료다. 여기에 숙지황·대추·산조인·두충·감초·용안육·대나무잎·용안육·산약·산수유당귀·구기자·복령·맥문동 등 12가지 약재를 넣어 효능을 높였다. 여기에 한 회장이 상황버섯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항암면역증강제 ‘메시마’를 개발한 기술을 녹인 것이 다른 수험생 건강보조 제품들과 다른 점이다.

“체력이 튼튼해야 두뇌활동도 왕성한 법인데, 학생들은 각성효과만 찾는 것 같아요. 밥을 굶거나 인스턴트로 끼니를 때우는 등 불균형한 식습관을 방치하는 경우도 많구요.” 한 회장은 특히 수험생 여학생을 둔 부모는 딸의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학생들은 월경 등으로 빈혈을 흔히 겪는데다, 무리한 다이어트 등으로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많죠. 우유·계란·미역 등으로 철분을 섭취토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 회장은 이처럼 제품을 왜 광고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광고비로 인해 제품 가격이 올라가면 많은 수험생들이 사용할 수 없지 않느냐”며 반문했다. 인터넷(www.hsp.co.kr) 판매만 고집하는 것도 같은 이유란다.

상황버섯에서 세계 첫 항암제 개발
한국신약·충남대연구팀·생명공학연구원 등이 협력해 만든 메시마는 세계 최초로 상황버섯의 균사체를 배양해 만든항암면역증강제다. 상황버섯은 항암면역활성 기능이 탁월하지만 자연산이 희귀해 상품화가 어려웠다. 한국신약은 각고의 노력 끝에 상황버섯에서 균사체를 분리, 새로운 균주를 개발해 국제특허도 등록했다. 균사체의 대량 배양에도 성공해 제품 개발을 앞당겼다. 메시마는 임상실험에서 항암면역효과를 인정받아, 1997년 국산신기술마크(KT)·IR52 장영실상·다산기술상 등을 수상했다. 지금은 서울대병원·충남대병원 등 전국에서 항암제및 항암제 보조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한회장은 특히 메시마가 자연원료로만들어진 점을 강조했다. “화학물질로 만들어진 기존 항암치료제는 탈모·구토·기력감퇴 등의 부작용이 많아요. 근데 메시마는 부작용이 거의 나타나질 않았죠. 급성·만성독성 시험에서도 ‘매우 안전’한 화합물로 인정받았고. 왜 그런지 아세요. 천연재료로 만들어졌기 때문이죠. 바로 이게 중요한 점이에요. 한방의 효능을 입증하는 거거든요.”

한방으로 미래 의약 한계 극복해야
한회장은 한방의 잠재성을 역설했다. 미래 의학의 길은 한방에서 찾아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한 회장은 1959년에 중앙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대전에서 약사로 활동했다. 그러나 늘 가슴 한 구석에서 꿈틀거리는 한방에 대한 열정을 삭일 수 없었다. 한의사였던 선친 곁에서 어릴 적부터 몸에 밴 한약 냄새가 늘 그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1960년대, 암이 인류의 최대 질병으로 등장하자, 그는 한약 천연재료로 암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며 1961년 한국신약을 설립했다. “약학계에서는 화학물질로 만든 약품이 한계에 다다르자 대체 원료를 찾던 중이었죠. 우리 한방 기술, 우리 원료, 우리 자본으로 만드니 국가에 기여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주변에선 말들이 많았어요. ‘일본에서도 실패한 걸 너가 어떻게’라며 걱정 반 조롱 반이었죠. 게다가 제품화에 성공해도 지방 소기업이어서 판매망을 뚫기 어렵다며 지인들도 극구 만류하구요.”
 
그러나 한 회장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내에 항암제 전문의약품 ‘메시마’를 개발, 판매에 성공했다. 이어 해외에서도 효능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일본에까지 수출하고 있다. “관련 제도가 양방을 위주로 한방을접목한 형식이어서 각종 규제에 따른 어려움이 많았거든요. 화학성분을 배합하는 양방과 달리 한방은 원료를 채취하는 시기·장소·제조과정에 따라 효능이 달라집니다. 그러다보니 제품을 표준화하는 작업도 쉽지 않았구요.”
 
모방 제품들이 판쳐 피해를 본 적도 적지 않았다. 좋은 원료로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놔도 값싼 원료로 모방한 다른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돼 오히려 이미지를 훼손당하기도 했다며 한 회장은 한숨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국신약이 처음 한방액제류(일명 드링크)로 선보인 갈근탕, 십전대보탕 등이 그랬다. 그런 아픔을 겪으면서도 돈보다는 품질 제일주의를 고집스럽게 지켜왔다. 그 결과 2006년에는 일본 명문대인 게이오의숙대학 의학부와의 국제산학공동연구에 제1호 협력기업이 됐다. 일본이 한국신약이 개발한 항암치료제인 파클리탁셀(Paclitaxel) 성과에 주목한 것이다.

프리미엄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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