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구조 공사도 전문건설업에 포함시켜 관리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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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 건축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만큼 이제는 목구조공사업을 전문건설업종의 하나로 신설해야 합니다.”

한국목조건축협회 회장인 이정현(60·사진) ㈜머릿돌 대표이사는 “목조 건축에 대한 불만과 불신도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 모처럼 일고 있는 붐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목구조공사업을 전문건설업에 포함시켜 정부가 지원과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목조 건축 허가 건수는 10만184가구로 전년도에 비해 13%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주택 착공 건수가 33% 줄어든 것과 대조를 이룬다. 목조 건축은 구조·형식에 따라 공법이 달라진다. 재료(목질)의 특수성이 강하고 접합 등 구조의 안전이 별도로 요구된다. 그러나 현재는 기술 능력과 자격에 대한 별다른 제한 없이 시공되고 있다. 목조 건축 전문기술 보유 업체들도 해당 공사 업종이 없어 실내건축공사나 조경 등 다른 업종으로 등록해 공사하는 실정이다.

건설업자가 목구조 공사를 도급받은 뒤 공사의 성격·기술이 전혀 다른 실내건축공사업체 등에 하도급해 부실 시공되거나 목조건축 전문업체에 재하도급하는 경우도 있다. 한옥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는 전라남도는 올해 초 목구조공사업을 신설해 줄 것을 국토해양부에 건의했다.

삼나무 집성재로 지붕을 만든 캐나다 밴쿠버의 역사(驛舍·사진(左)와 일본 미야자키의 돔 야구장(사진 오른쪽 위). 오른쪽 아래 사진은 미국 시애틀의 교량. [스튜가 제공]


한국목조건축협회는 목조건축 기술자 보유 여부와 시공 실적 등을 평가해 자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입찰제도를 고쳐줄 것도 요구하고 있다. 시공 능력이 떨어지는 업체가 낙찰 후 하도급·재하도급 과정을 거치면서 전문 시공 업체의 이윤이 줄어 부실 시공을 부채질한다는 설명이다.

목조건축 업계는 국토해양부의 신한옥 개발과 산업화에 임산 전문가를 참여시킬 것을 주장한다. 한옥은 목구조가 차지하는 부분이 많고 중요할 뿐 아니라 간벌재도 일부 사용이 가능해 국산 목재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유럽연합(EU)·일본 등은 이미 법적·제도적으로 목재 이용을 활성화하고 있다”며 “저 이산화탄소(CO2) 녹색성장의 정책인 ‘그린 홈(친환경주택) 200만호 건설’ 프로젝트에 목조건축이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천창환 기자

◆한국목조건축협회=1996년 발족했으며, 회원사는 목재 생산·유통과 목조건축 시공 부문에 걸쳐 56개다. 협회는 건축주나 설계자·시공자 등으로부터 목조주택의 문제 또는 하자 발생 사례를 접수해 전문가들이 현장을 방문해 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해 준다. 문의 02-518-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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