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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 탔던 부부 "오리알 됐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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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 존스(右)와 몽고메리 부부.

'총알 부부'의 동반 탈락.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팀 몽고메리(29)와 '단거리 여왕' 매리언 존스(28.이상 미국) 부부가 아테네 올림픽 남녀 100m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 나란히 탈락했다. 지난해 '세상에서 가장 빠른 아기(?)'를 낳은 뒤 아테네 올림픽에서 '부부 금메달'을 따내자던 이들 커플의 꿈은 아테네행 첫 관문에서 물거품이 된 것이다.

육상 100m 세계기록(9초78) 보유자인 몽고메리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벌어진 아테네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10초13의 저조한 기록으로 8명 중 7위로 골인, 간신히 꼴찌만 면했다. 몽고메리는 준결승에서도 4위(10초16)로 결승에 턱걸이, 이번 대표 탈락이 실수가 아님을 보여줬다.

▶ 남자 100m 결승에서 1위로 골인한 모리스 그린(右)이 환호하고 있다. 7위에 그친 몽고메리(1번)는 다리만 보인다.[새크라멘토 AP=연합]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모리스 그린이 9초91로 1위를 차지, 올림픽 2연패의 꿈을 부풀렸고, 저스틴 게이틀린(9초92)과 숀 크로퍼드(9초93)가 3위까지 주어지는 아테네행 티켓을 따냈다.

부인인 존스도 하루 전인 11일 여자 100m 결승에서 11초14의 기록으로 5위에 그쳐 역시 대표에서 탈락했다. 시드니 올림픽 3관왕(100m.200m.멀리뛰기)에 2001년까지 100m 42연승을 달렸던 존스는 지난 5월 자메이카 초청대회에서 11초04로 우승, 출산 후유증에서 벗어났으나 이제는 200m와 멀리뛰기에서 올림픽 티켓을 노려야 할 처지가 됐다.

몽고메리와 존스의 불행은 이미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지난 4월 미국반도핑기구(USADA)의 자체 조사 결과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몽고메리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소송을 제기해 시간을 벌면서 선발전에 출전했다.

미국 육상계는 몽고메리와 존스가 동반 탈락하자 오히려 짐을 덜었다며 홀가분해 하는 분위기다. 이들이 티켓을 따냈다면 금지약물 복용 의혹이 있는 선수를 올림픽에 내보낸다는 국제적인 논란 소지가 있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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