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성공했다]셀프세차장 운영 주명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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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울 성내동에서 셀프세차장인 '코스모 셀프세차타운' 을 운영하는 주명하 (33) 씨는 국제통화기금 (IMF) 체제 이후 전반적인 경기악화에도 불구하고 세차장 매출은 늘어나 즐거워하고 있다.

소비절약 풍조가 확산되면서 일반 세차장보다 값이 훨씬 싼 셀프세차장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어난 때문이다.

셀프세차장은 고객이 세차장의 각종 비품을 이용해 자신의 차를 직접 청소하도록 만든 곳. 종업원들이 차를 닦아주는 일반 세차장보다 가격이 저렴해 인기를 끌고있다.

朱씨가 창업에 나선 것은 국내에 셀프세차장이 흔치 않던 때인 96년5월. 5년간 직장생활을 해오다 "내 일을 해보겠다" 는 생각으로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직장에 다닐 때 해외출장을 가보니 외국에는 셀프세차장이 일반화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우리나라는 불모지나 마찬가지여서 한번 도전해 볼 만 하다고 생각했지요. " 자동차는 계속 늘어나고 있고 1만원 가까이 되는 세차비 부담도 만만치 않아 셀프 세차 수요가 얼마든지 있다는게 朱씨의 판단이었다.

아는 사람의 소개로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던 현 자리를 구했다.

대지 1백90평에 4평짜리 사무실이 딸려 있었고 보증금은 9천만원이었다.

대로변인데다 인근에 둔촌.명일.고덕동 아파트들이 위치해 있어 세차장 입지로는 좋았다.

세차 기계설비는 당시에는 국산이 별로 없어 4천만원 정도를 들여 수입해 설치했다.

폐수처리시설에 8백만원이 들었고 4대가 동시 세차할 수 있는 칸막이 공사에도 8백만원이 들었다.

진공청소기.세제.왁스.사무실 비품 마련에는 7백만원을 썼다.

창업비용으로 모두 1억5천만원정도 든 셈이다.

3개월여의 준비끝에 문을 열자 朱씨는 제일 먼저 '세차장 알리기' 에 나섰다.

우선 개업식날부터 3일간 늘씬한 도우미들과 동물캐릭터를 동원, 세차장 입구에서 홍보 이벤트를 벌였다.

또 석달동안 아르바이트생 5~6명을 시켜 매주 금.토요일 밤마다 인근 아파트 단지를 돌며 무료 세차쿠퐁이 인쇄된 홍보전단을 승용차 유리창에 꽂아 두었다.

2~3개월이 지나면서 손님이 늘었고 단골 고객도 생기기 시작했다.

한꺼번에 1만원어치를 사면 1만2천원어치 세차 혜택을 주는 세차토큰을 발행한 것도 단골 고객 확보에 한 몫 했다.

밤에도 택시기사 등 이용자가 많을 것으로 보고 24시간 영업을 했는데 예상이 적중해 야간 수입도 하루 15만원 정도는 됐다.

손님 서비스 차원에서 사무실 한켠에 먼지털이개.왁스등 세차용품을 비치해 팔았는데 그 수입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고정고객이 2천여명 이상으로 늘어나며 사업은 자리를 잡았고 IMF이후 손님이 더 많아졌다.

승용차 한대가 세차하는데 5백원짜리 동전 4개 정도를 쓰는데, 요즘은 하루 2백여대가 세차를 해 월평균 1천3백만원 안팎의 매출을 올린다.

월임대료 1백50만원, 인건비 1백만원, 전기.수도사용료 90만원, 고정관리비 등 각종 비용을 빼면 한달에 6백만~7백만원 정도는 떨어진다는게 朱씨의 설명이다.

김남중 기자

〈성공포인트〉

무엇보다 주변에 차량이 많아야 한다.

차량통행이 많은 대로와 이면도로에 동시에 접해 있는 곳이 좋고, 승용차로 10분 이내 거리에 아파트 등 인구밀집지역이 있어야 좋은 입지로 꼽힌다.

전용주거지역으로 지정돼 있을 경우 허가받을 수가 없으므로 건축법 등의 관련 규정을 꼼꼼히 알아봐야 한다.

인구밀접지역 선택 할인혜택 고려할만 대지가 1백50~2백50평 규모는 돼야 적정 대수인 4~5대가 동시에 세차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다.

위치나 규모에 따라 1억~1억5천만원 정도 있어야 시작할 수 있다.

청결을 유지하고 물걸레 짜는 기계를 무료로 이용케 하거나 커피자판기 등을 설치하는 것이 방법이다.

세차코인이나 세차카드 등을 발행, 할인 혜택을 주는 것도 손님을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인근에 카센터를 유치할 수 있다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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