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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차 세제 지원했더니 … 자동차업계 잔업·특근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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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쏘울·카렌스를 만드는 기아자동차 광주 1공장은 지난해 말 사라졌던 토요일 특근을 이달에 재개했다. 주중에도 주야간 2시간씩 잔업을 하기 시작했다. 포터를 만드는 울산 4공장도 특근을 재개했다. 신차인 기아차 쏘렌토R은 20일까지 계약만 1만 대가 넘었지만 공급은 3000여 대에 불과할 전망이다.

르노삼성은 SM5 판매 호조로 18일부터 주간 1시간 잔업을 다시 시작했다. 재고가 없어 이달 계약자의 30%가 다음 달 차량을 받아야 할 정도다. 다음 달부터는 주야간 잔업(각각 2시간)을 모두 부활시킬 예정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자주 가동을 중단했던 GM대우도 정상 근무체제로 돌아섰다.

정부의 노후차(1999년 12월 31일까지 등록한 차) 교체 세제 지원이 이달 시작됨에 따라 국내 자동차 공장들이 오랜만에 활기를 띠고 있다. 일감이 없어 사라진 잔업과 특근도 잇따라 재개했다. 계약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부 자동차 회사가 공급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기아·GM대우·르노삼성·쌍용 등 국내 완성차 5사에 따르면 지난달 하루 평균(영업일 기준) 승용차 판매는 4200∼4300대였다. 그런데 이달에 노후차 세제 지원이 시작되면서 10일까지 하루 평균 6500대로 40% 이상 급증했다. 17일부터는 5000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지난달보다 20%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달 9만4000대에 이어 이달에는 11만5000대 이상 팔릴 것으로 보인다. 5월만 놓고 보면 지난해 수준을 회복한 셈이다. 대우자판의 안석수 팀장은 “이달 중순까지 출고량이 지난달뿐 아니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달 초 폭발적인 판매 증가는 대기 수요가 이끌었다. 3월 26일 정부가 노후차 세제 지원을 암시하자 지난달에는 월평균 1만5000대에 달하는 노후차 교체 수요가 거의 없었다. 이런 대기 수요가 이달 초에 한꺼번에 몰린 것이다. 이달 1∼15일의 자동차 출고 대수는 5만873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9704대)보다 약 48% 늘었다. 그러나 이번 특수가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차 영업소 관계자는 “이달 계약 건수가 크게 는 것은 대기 수요가 가장 크다”며 “노후차 수요가 사라지면 판매는 다시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7월 이후가 문제다. 한시적으로 도입된 개별소비세 30% 감면 조치가 6월 말로 끝나기 때문이다.

김태진·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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