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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군 6·5보선 후유증 '몸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해남군이 민화식 전 군수가 지난 6.5 전남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하느라 중도 사퇴하고, 일부 직원이 선거에 개입했던 데 따른 후유증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수모와 좌절감"=이윤모 해남군수 권한대행(부군수)는 지난 9일 군청 홈페이지에 '5급 전보인사를 연기하면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공직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5급 이상 승진.전보인사를 단행하려 했으나 군 직장협의회의 인사위원 불참 회유 및 폭로투쟁 압박 등으로 인사가 무산됐다"고 썼다.

그는 "이번 사태로 견디기 힘든 수모와 좌절감을 느껴 해남군을 떠나야겠다는 심정이 들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한 간부의 이유없는 전보 거부와 무책임한 로비행태는 그 책임을 물어야 하며, 이에 동조한 직장협의회 임원들은 도에 지나친 행태(인사위원회 개최 방해, 테이프 공개 압박, 조직내부 문제 외부인사 동원)를 반성하고 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권한대행은 이 글 작성 배경에 대해 "고유 권한인 인사권마저 행사하지 못하는 등 '무장해제' 당한 심정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폭로 협박'과 인사 무산=해남군은 지난 3일 선거개입 공무원 등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기 위해 지난 3일 내.외부 인사 7명의 인사위원회를 소집하려 했다.

그러나 오영택 직협 회장은 이날 부군수실을 방문, "사법처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문책인사를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인사 보류를 요구했다. 그는 또 인사를 강행할 경우 부군수를 비롯한 간부 등 일부 직원의 선거 개입 의혹이 담긴 테이프를 공개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인사위원회는 열리지 못했고, 지난 7일 다시 소집하려다 직협 등의 반발로 무산되면서 인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직협 회장 오씨는 문제의 테이프에 대해 "국무총리실 감찰에 대해 협조하고 선거 지원 압력으로부터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직원들의 증언을 녹음해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씨는 "직원들의 선거개입 여부가 아직 명확하게 가려지지 않은 상태서 인사를 단행하는 걸 반대했을 뿐인데 군수 권한대행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공무원들 선거 개입=민 전 해남군수는 5월 17일 실시된 전남지사 열린우리당 후보 경선에 군수직을 유지한 채 출마해 당선했다. 그는 나흘 후인 5월 21일 군수직을 사퇴했고, 6월 5일 지사 선거에서 나섰다 낙선했으며, 현재 해남군수는 공석이다.

해남경찰서는 열린우리당 후보 경선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군청 직원 4명을 사법처리하려다 검찰의 지휘로 재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군 공무원 60여명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경찰에 따르면 민모씨 등은 4월 중순 해남군 내부통신망 이메일로 과장급 공무원들에게 열린우리당 후보경선 선거인단 명단을 보내 연고가 있는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당시 민 군수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도록 한 혐의다.

이해석.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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