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 대기업 외화 53억달러 보유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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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기업들이 지난해 말 환율이 폭등하기 시작하자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를 대량으로 사들여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를 환투기로 간주하고 용도에 대해 정밀조사에 나섰으나 기업들은 손실을 피하기 위한 '방어적 투자' 라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9일 감사원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간 4대그룹 계열 종합상사를 포함한 국내 27개 대기업들은 서울외환시장에서 모두 78억2천만달러를 사들인 뒤 이가운데 24억8천만달러를 매각, 현재 53억4천만달러를 보유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해 11~12월중 한은이 환율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헐어가며 공급한 외화는 모두 81억3천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는데 감사원은 이가운데 상당량이 대기업의 '달러사재기' 에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달러매입규모가 매각액보다 많은데 대해 ▶환율이 오를 때를 대비한 손실회피용▶3월중 일본계은행의 대출회수에 대비한 차입금결제용▶원자재 도입비용등으로 일정 기간 외화예금을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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