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김대중대통령 가족묘원'에 호기심 인파…휴일엔 200명 북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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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통령을 낳은 명당 (明堂) 을 보러가자. ' 2개월전만 해도 37가구 1백80여명이 사는 한적한 시골마을이었던 경기도용인시이동면묘봉리는 요즘 외지인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이곳에서 경운기 한대 겨우 지날 수 있는 황톳길을 따라 3㎞이상 올라가면 산중턱에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의 가족묘원이 자리잡고 있다.

95년 5월 조성된 1백여평 넓이의 가족묘원에는 각각 전남신안군 하의도와 경기도포천군에 떨어져 있던 金대통령의 선친 (金雲植.74년 사망) 과 모친 (張守錦.72년 사망) 을 비롯해 사별한 전처 (車容愛.59년 사망) , 여동생 (金眞贊.63년 사망) 등 4기의 산소가 들어서 있다.

金대통령 당선 직후 묘원을 보려는 구경꾼들이 하루 평균 50~60명이 찾기 시작, 취임식 이후엔 휴일의 경우 2백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고 있다.

이중에는 관광버스까지 동원,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사람들도 끼어 있다.

더욱이 소설 형식의 풍수지리서인 '터' 의 저자인 육관 (六觀) 손석우 (孫錫佑) 옹이 터를 잡아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세를 살피려는 지관 (地官) 들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주민 안현만 (70) 씨는 "휴일에는 차량들이 마을 입구를 가득 메워 불편하지만 마을 인근 명당에 묘를 쓴 후손중에서 대통령이 나왔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 고 말했다.

용인시는 참배객들의 차량통행 편의를 위해 1차선인 마을 진입로 2㎞를 올해안에 2차선으로 확장하고 비포장 가족묘원 진입로 3㎞도 새롭게 단장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용인 = 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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