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적군' 컴퓨터 범죄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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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전 세계적으로 컴퓨터 바이러스와 컴퓨터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89년 2월 처음 발견된 컴퓨터 바이러스는 96년 9월 발생건수가 누계로 따져 1만건을 넘어선데 이어 지난 1월 1만6천7백여건에 이르렀다.

새로 발견되는 바이러스는 18개월전 월평균 2백여건에서 현재 5백여건으로 두배 이상 늘어났다.

인터넷 등 컴퓨터 통신의 광범위한 보급도 바이러스 확산에 일조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기승을 떨치기 시작한 매크로 바이러스는 전자우편 등을 통해 쉽사리 전염되기 때문에 큰 골칫거리다.

문서파일을 통해 감염되는 이 바이러스는 마이크로소프트 (MS) 사의 '워드' 나 '엑셀' 같은 대다수 PC사용자들이 이용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감염될 수 있어 사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유럽 최대의 컴퓨터 바이러스 퇴치 프로그램 개발업체인 DR 솔로먼스의 조사에 따르면 1천대의 컴퓨터중 평균 46대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국제컴퓨터안전협회 (ICSA) 는 기업.개인 컴퓨터등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치료 비용은 평균 3천2백달러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컴퓨터 범죄도 급증세를 타고 있다.

미 컴퓨터안전연구소 (CSI)가 주요 기업과 정부기관.대학 등 5백20여개 단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킹.전산망 파괴 등 컴퓨터 범죄를 경험한 비율이 64%에 이르러 전년대비 16% 포인트나 높아졌다.

바이러스 감염이나 컴퓨터 도난 등까지 포함하면 증가율은 더욱 높아진다.

컴퓨터 범죄의 피해액도 2백41개 기업.기관 등에서만 1억3천6백만달러로 전년보다 36%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지난주에는 미 항공우주국 (NASA) 과 버클리대등 미국내 수십군데의 전산망에 해커가 침입, 일시적인 전산망 장애를 유발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커들은 특히 MS의 윈도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컴퓨터의 헛점을 찾아 의도적으로 공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최근 반 (反) 독점법 위반 여부로 논란을 빚고 있는 MS에 대한 반감을 표시하기 위한 범행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윤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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