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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권투계 대부’ 제주에 왜 왔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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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호세 슐레이만(78·사진) 세계권투평의회(WBC) 회장은 ‘세계 복싱계의 대부’로 불린다. 멕시코 출신인 그는 1975년 WBC 2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34년 ‘장기 집권’ 기간 중 무하마드 알리, 레녹스 루이스, 마이크 타이슨 등 걸출한 세계 헤비급 스타가 탄생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복싱을 세계적 이벤트로 격상시킨 흥행 마술사’로 통한다. 어려서부터 복싱 매니어였던 그는 16세 때 미국의 한 복싱위원회 사무직원으로 일하기 시작해 68년 WBC 사무총장을 거쳐 회장에 올랐다.

슐레이만 회장이 17일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도를 찾았다. 공식적인 목적은 ‘준비 상황 점검’이다. 제주도에선 11월 WBC 총회가 열린다. 제주 총회는 2007년 10월 필리핀 마닐라 총회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나이지리아·터키와 치열한 경합 끝에 확정됐다. 하지만 그의 방한에는 각종 격투기에 밀려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복싱의 부활을 꾀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그는 18일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권투는 경건하게 이기고, 영광스럽게 지는 방법을 알려주는 가장 인간다운 스포츠”라며 “제주에서 새로운 영웅이 탄생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WBC 총회는 국제적인 대형 이벤트다. 11월 1~8일 제주 총회엔 세계 160여 개국에서 2500명의 세계 복싱계 인사가 참여한다. 이 자리에서 WBC 세계 헤비급 타이틀 빅매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 챔피언인 우크라이나의 비탈리 클리츠코에게 맞설 도전자를 물색 중이라고 한다. 역대 WBC 세계챔피언 10여 명이 참석하는 팬사인회도 열 계획이다. 이를 통해 복싱의 과거 영광을 되살리겠다는 게 슐레이만 회장의 복안이라고 알려졌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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