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괴담’ 제5탄의 소재는 동반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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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에서 시리즈물은 ‘애마부인’ ‘우뢰매’ 등 성인물이나 아동물을 제외하면 별로 없다. 한국 영화계에서 10여 년간 대표적인 장수 시리즈물로 자리잡은 ‘여고괴담’의 제5편이 올여름 극장가를 노크한다.

6월 18일 개봉되는 ‘여고괴담5―동반자살’은 1998년 ‘여고괴담’(박기형 감독), 1999년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김태용, 민규동 감독), 2003년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여우계단’(윤재연 감독), 2005년 ‘여고괴담4-목소리’(최익환 감독)에 이은 다섯번째 이야기다.

그동안 ‘여고괴담’ 시리즈는 1편 김규리, 최강희, 박진희, 2편 김민선, 박예진, 이영진, 공효진, 3편 송지효, 박한별, 조안, 4편 김옥빈, 서지혜, 차예련 등 스타 여배우의 산실은 물론 신인 감독의 등용문 역할도 해냈다.

이 작품으로 연출가로 데뷔한 이종용 감독은 ‘복수는 나의 것’ 각본에 참여했고 박찬욱 감독의 연출부로 일했던 신예 감독이다. 손은서, 장경아, 오연서, 송민정, 유신애는 오디션에서 5545대 1이라는 천문학적인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신인 배우들이다.

주연 배우들은 18일 오후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여고괴담5―동반자살’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선배 연기자들처럼‘여고괴담’으로 스타덤에 오르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손은서는 “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가 ‘여고괴담’ 1편이라 남다른 애착이 있다”며 “1편에 나왔던 최강희 선배의 연기와 동안(童顔)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KBS 사극 ‘대왕 세종’에서 어리 역을 맡았던 오연서는 “이 오디션에 붙고 싶어 드라마에서 더 열심히 했다”며 “이러다 시집 못 가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나눴을 정도로 피 터지는 액션 연기까지 열심히 했으니 예쁘게 봐 달라”고 말했다.

최강희-박예진-박한별-김옥빈의 계보를 이어 귀신을 연기한 장경아는 “‘여배우 등용문’이라고 해서 욕심이 났고, 뽑혔다는 소식에 눈물까지 났다”며 “다른 친구들 예쁘게 화장할 때 귀신 분장을 해야 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으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1∼4편에서 입시 경쟁, 집단 따돌림, 동성애 등을 다뤘던 ‘여고괴담’ 시리즈는 5번째 영화에서 동반 자살을 소재로 삼았다.

이 감독은 “여고생들만 보여주는 슬픔의 정서를 그리려고 했는데, 동반자살을 영화에서 불순하게 이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오해가 있을까봐 걱정된다”며 “상처받고 슬픈 이야기를 가진 인물들이 잘못 선택한 길로 그렸으니 이들의 상처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마음으로 봐 달라”고 주문했다.

올여름 ‘여고괴담-동반자살’과 경쟁하는 국산 공포영화는 ‘여고괴담’ 3편의 윤재연 감독과 박한별이 다시 호흡을 맞춘 ‘요가학원’, 남상미와 류승룡 주연의 ‘비명’도 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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