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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의원총회 스케치]"김종필은 안된다" 결의 다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한나라당은 김종필 (金鍾泌) 자민련명예총재의 총리임명 동의를 하루 앞둔 24일 의원총회를 열고 반대당론 관철을 다짐했다.

이날 의총은 토론없이 결의를 다지는 형식으로 짧게 진행됐으며 전투를 앞둔 군부대 진영같은 분위기였다.

○…한나라당 지도부의 발언은 강경일색이었다.

이들은 "당론을 밀고가자" 며 전의 (戰意) 를 북돋웠고 의원들은 대부분 박수로 호응했다.

조순 (趙淳) 총재는 초대총리 지명자였던 이윤영 (李允永) 씨가 의회의 거부로 인준이 부결된 일을 들며 "전후좌우 살피지 말고 앞만 보고 가자. 필사즉생 (必死卽生) 의 충무공정신으로 임하자. 내가 앞장서겠다" 고 다짐했다.

이한동 (李漢東) 대표도 "당론이 결정되기 전에는 찬반의견을 제시할 수 있지만 일단 당론이 결정됐으니 일사불란하게 총무단의 결정을 따라달라" 고 호소했다.

서청원 (徐淸源) 총장은 "중진들중엔 인준반대에 문제가 조금 있더라도 당이 깨지는 것보다 낫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분도 있다" 면서 여론의 비판이 있더라도 당의 존립을 위해 강력한 이탈방지책 마련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김문수 (金文洙) 부총무는 "JP총리는 대선공약이니 무조건 수용하라는 여권의 주장은 국회의 동의권을 무시한 처사" 라며 반대논거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이날 유일하게 이의를 제기한 사람은 박세직 (朴世直) 의원으로, 그는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지키다 사회를 맡은 김찬진 (金贊鎭) 부총무가 산회를 선포하자 손을 들고 단상으로 나가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朴의원은 "소수의견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당론과 헌법기관인 의원의 소신이 다를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도부는 유권해석을 내려달라" 는 등의 주장을 폈지만 朴의원의 발언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의원들은 일어나기 시작했고 의총은 종료됐다.

○…의총에서 이상득 (李相得) 총무는 "자유투표를 허용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지만 전혀 사실무근" 이라며 "JP총리에 찬성했던 의원들도 확인결과 당론에 따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 보고했다.

李총무는 "신경식 (辛卿植).김인영 (金仁泳) 의원은 예정됐던 출국을 포기했고, 해외체류중인 서상목 (徐相穆).황우려 (黃祐呂) 의원은 일정을 앞당겨 돌아오고 있는 중" 이라며 "한분도 빠지지 말고 25일 오후1시로 예정된 의총에 모여달라" 고 당부했다.

한나라당의 동원가능 의원은 최형우 (崔炯佑) 의원과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김수한 (金守漢) 국회의장을 제외하면 1백59명이며 재적의원은 2백94명. 가부동수일 때는 부결되는 만큼 1백47명의 행동통일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李총무는 "25일은 대통령취임식 때문에 교통이 통제되는 만큼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 의원도 미리 의원회관에 나와 대기하다가 의총에 참석해달라" 고 주문했다.

이날 의총에는 1백41명이 참석하는 높은 참석률을 보였다.

채병건·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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