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나자르바예프 ‘사우나 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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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2일(이하 현지시간) 두 번째 방문국인 카자흐스탄에 도착해 2박3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대한항공 특별기 편으로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 공항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사저에서 정상 만찬을 했다.

중앙아시아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두 번째 방문국인 카자흐스탄에 도착했다. 이 대통령이 아스타나 시내에 있는 대통령 사저에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右)과 팔짱을 끼고 산책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만찬에 앞서 카자흐스탄 최고 신뢰와 존중의 표시인 사우나를 함께했다. [아스타나=오종택 기자]


만찬에 앞서 양국 정상은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사저 내부의 러시아식 사우나(바냐)에서 함께 사우나를 했다. 두 정상은 이곳의 전통대로 바냐 내부에 비치된 참나무와 자작나무 가지로 상대방의 어깨와 등을 가볍게 두드리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카자흐스탄에선 손님을 모실 때 최고의 신뢰와 존중의 표시로 사우나를 제안하는 풍습이 있으며, 외국 정상 중에는 푸틴 전 러시아 대통령 정도만 이 같은 의전을 받았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우리 측에선 통역 한 명과 경호원 두 명 등 최소한의 인원만 사저까지 이 대통령을 동행했으며, 사우나에는 두 정상 외에 통역 한 명만 배석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사우나를 함께하면서 자원외교와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 경험에 대해 대화하자고 카자흐스탄 측에서 제안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13일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발하슈 석탄화력 발전소 사업, 잠빌광구 탐사사업을 비롯한 양국 간 에너지·자원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이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으로 이동하기에 앞서 우즈베키스탄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과거 실크로드의 중심 도시이자 티무르 제국의 수도였던 사마르칸트를 시찰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이 대통령의 모든 일정에 동행했던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은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사마르칸트에서도 직접 유적지 곳곳을 안내했다. 이 대통령은 울루그베그 천문대 터, 아프로시압 박물관, 레기스탄 광장 등을 둘러보며 “아시아 문명의 재발견이다” “그간 아시아를 너무 소홀히 했다”고 감탄했다.

아스타나=서승욱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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