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코스타리카서도 신종 플루 사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신종 플루(인플루엔자A/H1N1)로 인한 사망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추가 감염자도 세계 각지에서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멕시코·미국에 이어 캐나다와 중남미의 코스타리카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미국에서도 추가 사망자가 나오면서 10일 현재 신종 플루 사망자 수는 50명을 넘어섰다. 일본과 노르웨이에서도 처음으로 확진환자가 나왔다. 한동안 기세가 꺾이는 듯하던 신종 플루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0일 현재까지 29개국에서 4379명이 신종 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다.

마스크를 쓴 검역요원들이 10일 일본 도쿄의 나리타 국제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의 신종 플루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날 캐나다 연수를 다녀온 고등학교 교사와 학생 등 4명이 신종 플루 감염자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도쿄 AP=연합뉴스]

◆늘어나는 사망자=미국에서 신종 플루로 인한 세 번째 사망자가 확인됐다고 AP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북서부 워싱턴주 보건당국은 이날 “워싱턴주 스노호미시 카운티에 거주하는 30대 남성이 신종 플루 감염에 따른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평소 심장질환과 폐렴을 앓아 왔다고 보건당국은 덧붙였다. 현지 언론들은 이 남성이 지난달 30일 신종 플루 증상을 보인 뒤 6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이 사망자가 신종 플루의 진원지인 멕시코 접경의 텍사스주 밖에서 나온 첫 번째 미국인 희생자”라고 밝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미국에서 확인된 신종 플루 감염자는 44개 주 2254명에 이른다”며 “조만간 50개 주 전체에서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중남미의 코스타리카와 캐나다에서도 사망자가 확인됐다. 코스타리카 보건부는 9일 “당뇨병과 만성 폐질환을 앓아오던 53세 남성이 신종 플루 감염에 따른 병세 악화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최근에 외국을 여행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캐나다 서부 앨버타주 출신의 30대 여성이 신종 플루 감염에 따른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현지 보건당국이 8일 밝혔다. 이로써 전 세계에서 신종 플루로 인한 사망자는 멕시코 48명, 미국 3명, 캐나다 1명, 코스타리카 1명 등 53명으로 늘어났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확산하는 전염병=일본에서 처음으로 신종 플루 환자가 확인됐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10일 캐나다 연수를 다녀온 오사카 출신의 40대 고교 교사와 고교생 3명이 신종 플루 감염자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4일부터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의 고교가 주최한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이들은 미국 노스웨스트(NW)항공 편으로 디트로이트를 경유해 8일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기내 검역에서 고열과 기침 등의 증세를 보여 공항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보건당국의 검사 결과 신종 플루 양성 반응을 받았다. 일 검역 당국은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같은 항공기로 입국한 승객과 승무원 409명 중 이들과 가까운 좌석에 앉았던 승객 49명을 공항 근처 호텔에 격리시켜 집중 관찰하고 있다. 홍콩과 중국 정부도 일본인 감염자와 같은 비행기에 탔다가 본국으로 들어온 승객들을 격리 조치했다. 홍콩 정부는 일본인 환자와 같은 비행기에 탔던 외국인 2명이 홍콩에 들어온 것으로 확인되자 이들을 병원에 격리했다. 중국 당국도 7명을 격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에서도 신종 플루 환자가 처음 발생했다. 노르웨이 보건당국은 2명의 자국 학생이 멕시코에서 돌아온 후 신종 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서울=유철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