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실적나빠 유상증자 올들어 전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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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올들어 주식시장이 빠른 속도로 활기를 되찾아 가는 것과는 달리 주식발행을 통한 기업의 직접자금조달은 아직까지도 꽁꽁 얼어 붙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9일까지 40일 가까이 상장사의 유상증자가 단한건도 이뤄지지 않는 기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달말까지도 중앙제지와 닉소텔레콤 단 2개사가 86억원의 유상증자를 할 계획만 잡혀있다.

지난해 1월엔 7개 상장사가 모두 1천4백5억원의 유상증자를 했었다.

다음달엔 사상최대인 1조5천억원가량의 증자가 추진되고 있으나 종합금융회사 등 금융기관들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물량이 대부분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순수 자금조달 목적의 증자 계획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기업들에게 직접금융을 공급하는 발행시장에 이처럼 찬바람만 불고 있는 것은 최근 영업실적 악화로 영업실적.배당 등 유상증자 요건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상장회사협의회는 이와 관련, 9일 상장사 유상증자 요건과 한도를 당초 예정시한인 2000년보다 앞당겨 폐지하는등 유상증자 관련규제를 서둘러 없애달라고 증권당국에 건의했다.

협의회측은 "과거 배당실적을 놓고 유상증자 허용여부를 결정할게 아니라 유상증자는 마음대로 할 수 있게 터놓되 배당예정금액을 미리 투자자들에게 알린 뒤 이를 이행치 못하면 사후에 규제를 가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고 덧붙였다.

최근 수년간 전반적 기업실적이 극도로 부진한데 따라 지난해말 현재 유상증자를 위한 배당요건 (주당 대기업 4백원, 중소기업 3백원) 을 충족한 회사는 3백74개로 전체 상장사 7백76개의 절반도 못된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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