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앞세운 일본 나가노 겨울올림픽…새 둥지 지키려 경기장 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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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환경 올림픽' 을 주제로 내세웠던 94년 릴레함메르 겨울올림픽의 전통이 7일 개막된 18회 나가노 대회로 이어지고 있다.

나가노 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 (NAOC) 는 지난해 12월 일본 교토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회의 때부터 나가노 겨울올림픽이 '환경친화적인 대회' 가 될 것임을 예고하는 각종 홍보자료를 각국 언론인들에게 배포했었다.

NAOC측은 "스키활강 코스는 기존 코스를 최대한 활용, 환경훼손을 줄였고 참매 둥지 보호를 위해 바이애슬론 경기장 예정지를 변경했으며 당초 계획됐던 4개의 크로스컨트리 코스도 3개로 줄였다" 고 자랑했다.

또 봅슬레이와 루지 경기장은 얼음관리에 간접냉각법을 채택, 오염물질인 암모니아 냉각제 사용량을 릴레함메르의 60분의 1로 줄였다.

경기장 건설시 파헤쳐졌던 기름진 토양 표층은 별도로 보관해 오다 공사후 다시 덮어 식물이 곧바로 자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실내경기장은 자연채광과 자연통풍.열병합발전 등으로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했고 대회기간중 사용되는 시설물들은 모두 재사용된다.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90만개의 재활용 종이식기는 사과재배가 활발한 나가노 지방의 특성을 살려 사과나무 펄프를 첨가해 수입목재 사용량도 최소화 했다.

하지만 NAOC측은 남자 스키 활강 출발점을 해발 1천8백m까지 높여야 한다는 국제 스키연맹의 지적에 따라 당초 해발 1천6백m를 유지하려던 입장을 바꿔 1천7백65m로 코스를 고쳤다.

이 때문에 활강 코스가 국립공원 지역을 통과하게 된 것이 거의 유일한 환경분야 흠으로 지적된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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