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참세터 신영철 '컴퓨터 토스'부활…삼성화재 12연승 '조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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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그에게는 '오빠부대' 가 없다. 그는 조연이다.

그러나 그는 화려한 조연이다.

삼성화재의 '컴퓨터 세터' 신영철 (1m78㎝) .올해 35세로 현역 최고령이지만 삼성화재에 없어서는 안될 보석같은 존재다.

98한국배구 슈퍼리그 1, 2차 대회에서 삼성화재의 12연승 뒤엔 그가 있다.

신진식의 폭발적인 스파이크도, 김세진의 화려한 백어택도 그의 정교한 손끝에서 비롯된다.

2일 현재 토스랭킹 7위에 올라 있는 그는 그러나 정확성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모두 1천2백13회의 토스를 띄워 4백16회를 득점 혹은 득권으로 연결시켰다.

정확률 34.30%. '신의 손' 이란 또 다른 별명이 무색하지 않다.

상대팀 블로커들을 따돌리는 그의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공이 일단 그의 손에 들어가면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몰라 아무리 높은 블로킹벽도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그의 진가가 발휘된 경기는 지난 1일 한양대와의 경기. 손석범.이영택.이경수 등 2m대 블로커들에게 고작 8개의 블로킹만 허용했다.

그는 요즘 새삼 배구하는 재미를 느낀다.

신진식.김세진.김상우 등이 그가 주는 '먹이' 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기 때문. 입이 무거운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도 "위기상황에서 반드시 한몫 해주는 선수" 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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