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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파견된 청해부대 군함에 대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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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문무대왕함이 2006년 훈련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장면.[중앙포토, 합참공보실 제공]

 최근 소말리아 근해에 파견된 대한민국 해군의 청해부대가 한국 선박은 물론 덴마크·북한 국적 화물선의 구조 요청을 받아 해적을 격퇴하는 전과를 올렸습니다. 중앙일보는 국민 보호와 국제 공조 임무를 수행하는 한국 해군의 활약상을 여러 차례 보도했습니다.<본지 4월 18일자 1면>,<5월 5일자 1면>

이를 계기로 우리 해군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도 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독자분들이 군사 기사, 특히 해군 기사를 볼 때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용어와 개념을 쉽게 정리해 봤습니다. 독자들이 신문을 보다 흥미롭게 읽고 더 많은 정보를 얻도록 하자는 의도에서입니다.

-4월 18일자 ‘문무대왕함, 덴마크 화물선 구했다’ 제목의 기사를 보면 “한국 해군의 구축함(KDX-II)인 문무대왕함(4500t급)”이라는 표현과 “한국 선박 파인갤럭시호(1만2000t급)”라는 표현이 동시에 나옵니다. 선박에 따라 ‘함’과 ‘호’라는 표현을 각각 쓰는 것은 왜 그런가요. (경기도 고양시 김영수)

“군함은 문무대왕함 세종대왕함, 충무공이순신함, 광개토대왕함 등 이름 뒤에 ‘함’을 붙여 부릅니다. 군함 이름 끝에 ‘함’을 붙이는 것은 우리 해군의 관행입니다. 민간 선박에는 ‘호’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중앙일보는 이를 따르고 있으며, 외국 선박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한국을 방문했던 미 해군 구축함을 채피함·존 매케인함으로 불렀습니다.” <본지 3월 30일자>

-4월 18일자의 같은 기사를 보면 “한국 해군의 구축함(KDX-II)인 문무대왕함(4500t급)”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KDX-II는 무엇이고 4500t급은 어떤 의미인가요. 그리고 군함에서 ‘급’은 무슨 의미인가요.(부산시 반여동 유영한)

“KDX는 ‘Korean Destroyer eXperimental’의 약자로 원래 한국형 구축함 건조 프로젝트를 가리킵니다. 지금은 해당 프로젝트로 건조한 구축함의 등급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3단계로 나뉩니다. KDX-I은 1998년 취역한 광개토대왕함을 시작으로 99년 취역한 을지문덕함, 2000년 취역한 양만춘함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KDX-II는 2003년 취역한 충무공 이순신함을 시작으로 2008년 취역한 최영함까지 6척이 전력화됐습니다. KDX-III는 한국 해군 최초의 이지스함입니다. 이지스 시스템이라는 군함용 방공시스템을 갖춘 것을 가리킵니다. 이를 갖춘 군함을 이지스함이라고 부릅니다. 간혹 이지스급이라는 표현이 언론에 등장하는데 이는 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KDX-III는 2008년 취역한 세종대왕함이 1번함입니다. 2010년에는 율곡 이이함이, 2011년에는 권율함이 각각 취역할 예정입니다.

4일 소말리아 주변해역에서 작전 중인 청해부대 문무대왕함 소속 링스 헬기의 기관총 사수들. 이들은 해적의 공격 위기에 처한 북한 상선을 구조하기 위해 출동했다.[중앙포토, 합참공보실 제공]

선박 크기를 나타내는 기준으로 만재배수량이 있습니다. KDX-I은 만재배수량이 3800t이라 3800t급으로 표현합니다. KDX-II와 KDX-III는 만재배수량에 따라 각각 5500t급과 1만1000t급으로 표현합니다.”

-이번에 소말리아 해역으로 파견된 문무대왕함을 KDX-II라고도 하고, 충무공 이순신급이라고도 하는데 무슨 의미인가요.(서울 가락동 김경환)

“군함의 경우 한번 설계하면 같은 도면으로 여러 척을 건조합니다. 설계비를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로 한국 해군의 KDX-I 구축함은 모두 같은 설계를 바탕으로 건조된 쌍둥이입니다. 이런 쌍둥이함의 경우 통상 맨 처음 건조한 배의 이름을 따서 ‘~급’으로 부릅니다. KDX-I은 광개토대왕급, KDX-II는 충무공 이순신급입니다. 이번에 소말리아 해역으로 파견된 문무대왕함은 KDX-II급이면서 충무공 이순신급입니다. KDX-III는 세종대왕급이라고 부릅니다.

미 해군의 경우 구축함은 알레이 버크급, 순양함은 티콘데로가급의 한 종류만 현재 운용 중입니다. 물론 건조 목적에 따라 설비 등을 조금씩 바꾸기도 합니다. 조금 전문적인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같은 알레이 버크급이라도 개량 정도에 따라 헬기 한 대를 실을 수 있는 알레이 버크 플라이트 I, II급과 두 대를 실을 수 있는 플라이트 IIA급으로 나눕니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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