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盧는 사익 뇌물, 전두환 ‘통치자금’ 보다 더 나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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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이 돈을 받았을 때는 ‘통치자금’이라고 해서 정치를 하는 데에 많이 사용했다”며 “노 전 대통령은 받은 돈을 아들 집을 사주고 아들이 투자했는데 이것은 개인적 사익이나 가족의 이익을 위해서 뇌물을 받은 것으로 어떻게 보면 전ㆍ노 전 대통령이 받은 돈의 성격보다 더 나쁘다”고 말했다. 6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서다.

홍 원내대표는 또 “수천억 먹은 대통령은 구속되고, 수십억 먹은 대통령은 구속이 안 된다면 그것은 검찰이 정치적 결정을 하는 것”이라며 “검찰은 사법적 결정을 하는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검찰이 정치적 결정을 하는 듯한 그런 고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찰은 증거를 따라서 수사를 하고 대상이 누구든 간에 범죄를 저지르면 사법적 절차에 따라서 움직이는 기관”이라며 “검찰이 어떻게 정국에 미칠 파장, 소위 진보진영의 반란과 저항 그런 것까지 고려해서 정치적 결정을 하려고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당에 대한 대통령 직할 체제’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망한 것이 당청분리 때문”이라며 “정치의 중심이 청와대인데 청와대와 당이 따로 놀게 되면 상당히 어렵다. 그런 측면에서 대통령이 당의 중심이 되는 체제로 가자는 주장이 나온 것인데 검토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10년만에 집권하다보니까 친이-친박 문제를 포함해서 지난 1년 동안 우리가 준비도 덜 됐고, 막상 준비한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문제도 심각하게 대립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당내 초선모임인 ‘민본21’이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오는 10월 재보선이나 내년 지방선거 후 자연스럽게 조기 전당대회 문제를 처리해야지, 지금 현 지도부 교체를 위한 조기 전대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만에 여당이 됐기 때문에 당의 체제와 틀을 좀 바꿀 필요가 있다”며 “이번에 당 쇄신특위에서 당 지도부가 독자적 권한을 갖고 당 전체를 쇄신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정부 인적쇄신에 대해서는 “보수 대개혁의 전도사를 해야 할 청와대 수석들이나 내각인사 중 눈치나 보고, 일도 안 하고 땜질 식으로 그냥 그냥 넘기려고 하는 그런 인사들은 내각이나 청와대에서 좀 배제되었으면 한다”며 “책임감을 갖고 보수 대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인사들이 중심이 돼 운영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것이 국회의원들의 요구”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4ㆍ29재보선 참패의 핵심 원인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과 박근혜 전 대표의 갈등 때문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두 사람 다 잘못했다”며 “무리한 공천, 민생과 동떨어진 공천은 아무리 여당이라고 해도 국민들이 수용하기 어렵고, 전직 대표를 했음에도 어려운 선거에 도와주지 않는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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