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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2차 변종 경고 … “큰 영향 없을 것” 견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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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세계보건기구(WHO) 마거릿 찬 사무총장이 신종 플루(인플루엔자A/H1N1)의 재유행을 경고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4일 보도했다. 찬 총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기온 상승으로 독감 시즌이 끝나면서 신종 플루 사태가 예상보다 빨리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1918년 스페인 독감처럼 신종 플루가 수개월 내 다시 유행할 경우 더욱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어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현재 이 신종 플루 바이러스는 변종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내 전문가들도 캐나다에서 사람이 돼지를 감염시킨 사례가 나오면서 새로운 변종(2차 변종)의 출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신종인플루엔자대책위 박승철(성균관대 의대 교수) 위원장은 “날개(전파력) 단 호랑이(독성)가 나오지 않을까, 그게 제일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조류 인플루엔자(AI)는 발톱(독성)은 날카로워도 날개(전파력)는 없고, 반대로 신종 플루는 발톱 없이 날개만 있다”며 “사람→돼지 전파가 확인된 만큼 유전자 재조합을 거쳐 호랑이가 날개를 달게 되는 상황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했다.

서울대 오명돈(감염내과) 교수는 “2차 변종이 출현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며 “그보다 현재의 신종 플루 독성이 과연 가볍다고 볼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환자나 사망자가 주춤한다고 독성이 적은 게 아니라 몇 명이 감염돼 그중 몇 명이 입원하고, 또 얼마가 죽었느냐가 관건”이라며 “미국의 경우 환자 평균 연령이 가장 건강한 나이인 17세인 데다 입원이 까다로운 데도 환자 226명 가운데 30명이 입원했고, 바이러스가 소멸될 시기인 4월에 유행했다는 점은 기분이 안 좋은 얘기”라고 했다.

반면 2차 변종이 발생해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고려대 의대 김우주 교수는 “AI는 첫 발병 이후 12년 동안 사람 간 전파의 벽을 못 뚫었다”며 “돼지를 거쳐 변종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돌연변이를 일으켜 신종이 나오고 다음에 또 신종이 나오더라도 종간 벽을 뚫고 사람 간 전파 능력을 갖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안혜리·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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