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국 간 신기남 의장, 교포들이 '계란 세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5박6일 일정으로 방미에 나선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이 워싱턴에서 뜻밖의 시위대를 만났다. 5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 동포와의 간담회를 열기로 한 음식점 앞에서다.

재향군인회 미 동부지회 소속 교포 10여명은 '빨치산이 민주투사라면 한국은 인민공화국이냐''의문사위 즉각 해체하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남파간첩과 빨치산 출신에 대해 민주화운동을 인정한 의문사진상조사위의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계란 네댓 개를 신 의장이 서 있는 앞쪽 길바닥에 던지기도 했다. 신 의장은 이들에게 다가가 일일이 악수한 뒤 "제 아버님이 지리산 공비토벌대 사령관을 지내 태극무공훈장을 받았고, 저도 해군장교로 지원해 전투함을 탔다"며 "열린우리당에 대해 오해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진 간담회에서 그는 의문사위의 결정에 대해 "국민 감정에 어긋난 것은 있을 수 없다"며 "그 결정은 최종 확정된 게 아니고 사회적 여론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지난 시대의 화해를 위해 의문사위를 만든 것인데 개성이 강한 분들이 많다"고도 했다.

◇"반미정권 아니다"=신 의장은 또 "열린우리당에 대해 좌파정권이라거나 반미정권이라는 등의 오해와 억측이 있으나 참여정부가 추구하는 외교정책의 제1조는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6.25 참전 등) 혈맹의 은혜를 잊지 않고 있다"고 한 그는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변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피로써 맺어진 한.미동맹"이라고 덧붙였다.

"한.미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다"는 교포들의 우려에 대해 신 의장은 "특수 임무를 띠고 작전을 수행하러 온 기분"이라며 "열린우리당이 한.미동맹 외교를 중시한다는 점을 각인시키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에 대한 부당한 오해가 맹방인 미국에까지 퍼져 있다는데 개혁정권은 맞지만 이념적으로는 엄연히 중도"라고 강조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제1의 가치로 삼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는 "반미데모 참가자들은 단편적이고 즉흥적인 면이 있는데 이를 바라보는 측의 반응도 즉각적인 만큼 양국 정치인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신 의장 일행은 방미 첫 일정으로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에 헌화했다.

워싱턴=김성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