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고성군, 명태 안잡혀 어민 속 탄다…조류·기상이변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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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겨울철 강원도 영동 북부지역 어민들의 주 (主) 소득원인 명태잡이가 성어기에도 불구하고 극히 부진, 어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고성수협에 따르면 올들어 22일 현재까지 명태 어획실적은 61㎏ (판매가격 51만7천원) 을 잡는데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의 어획량 90t, 5억4천1백만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이처럼 명태잡이가 극도로 부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지난 97년 12월초 형성된 동해안 최북단 해역의 한류대가 조류 이동으로 북상, 아직까지 어장조차 형성이 안되고 있는데다 계속된 기상악화로 조업도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명태 주 어장인 고성 거진항과 대진항, 아야진항의 명태 위판장은 썰렁한 분위기로 활기를 잃고 있다.

흉어 속에 거래되는 소량의 명태 위판가격은 중태 1급 (20마리)에 5만~6만원까지 거래돼 지난해 12월 초 2만~3만원에 비해 2배 이상 큰 폭으로 올랐다.

더욱이 명태잡이 부진 여파가 지역 주력업종인 수산물 가공업체로까지 파급돼 감원과 휴업계를 제출하는 업체들이 속출, 이곳에 생계를 의존하고 있는 고성지역 1천여 가구가 생계 유지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성군 한 어민은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에 따른 유가 인상에다 계속되고 있는 최악의 명태조업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며 "당장 명절을 앞두고 제수비용조차 마련하기 힘든 형편" 이라고 말했다.

속초 = 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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