뚫렸나 … 감염 경로 모르는 인천 버스 기사도 ‘신종 플루’ 추정환자 판명, 확산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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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밤 인천의 한 보건소 직원이 인천공항 운행을 마치고 들어온 버스를 소독하고 있다. 인천시는 이날 인천공항을 오가는 모든 버스를 소독했다. [김상선 기자]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신종 플루(인플루엔자 A/H1N1) 추정환자가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1일 “57세 남자가 세 번째 신종 플루 추정환자로 판명됐다”고 발표했다. 이 사람은 멕시코나 미국을 여행한 적이 없고, 첫 추정환자 A씨(51·여)와 접촉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 전병율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이 환자는 지난달 23~24일 발열·기침·콧물 등 신종 플루 증세가 있어 27일 동네 병원을 찾아 감기약을 처방받았고 29일 보건소를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보건소에서 항바이러스약인 타미플루 처방을 받은 뒤 집에 격리돼 있다가 1일 새벽 국가 지정 특수병동에 격리됐다. 지금은 증세가 호전되고 있다.

이 남자는 독감 증세가 시작된 지난달 23일부터 집에 격리된 29일까지 일주일가량 격일로 계속 일을 했다고 한다. 인천 시내와 인천공항을 오가는 시내버스를 운전하면서 승객들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보건 당국은 이 남자가 버스를 운전하면서 멕시코나 미국을 다녀온 승객에게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남자는 혼자 살고 있어 가족 간 전파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광역시는 1일 오전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인천시는 이 남자가 소속된 회사의 버스를 포함해 인천공항을 오가는 모든 버스를 소독하고 환자 직장 동료의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첫 추정환자 확진 판명=국내 첫 신종 플루 추정환자 A씨가 정밀검사에서 확진환자로 판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1일 “질병관리본부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이 A씨의 바이러스를 검사한 결과 확진환자로 판명됐다”며 “다른 검사법으로 더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르면 2일 검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 A씨와 같은 수녀원에 사는 B씨(44·여)가 A씨한테 감염돼 추정환자로 분류됐다. B씨는 인천공항에서 경기도 모 지역의 수녀원까지 A씨를 태우고 운전하면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B씨 역시 멕시코나 미국에 갔다 온 적이 없는 ‘2차 감염’ 환자다. 한편 1일 독감 증세를 보이던 18명의 환자가 추가로 신고했고 13명은 음성으로 판정받았다.

글=안혜리·김은하·강기헌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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