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추천 이곳, 황금연휴 가족 문화 나들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엄마, 그림 잔치 가요

세계 인기 그림책 원화전
움직이는 그림 ‘애니’ 축제
어른·아이 모두 즐거워요

5월의 미술관은 새로 돋아나는 잎사귀마냥 말랑말랑하다. 동화책 그림이 벽에 걸렸고, 움직이는 그림이 상영된다. 동화책 그림 속에는 현대인의 시각 확장에 기여한 역대 명화들이 숨어 있고, 애니메이션은 철학적 메시지를 간명하게 보여준다. 아이 손 이끌고 미술관까지 왔다면 여기서부터는 아이 손에 이끌려 다닐 차례다.  

#그림책이 벽에 걸렸다

까마귀는 ‘투톤’의 맵시를 자랑하는 까치가 못내 부럽다. 형형색색 다른 새들도 자기보다 나은 것 같다. 딸은 남들과 다른 말투를 쓰는 외국인 아빠가 부끄럽다. 프랑스 그림책 ‘위대한 까마귀’ ‘아빠는 말할 때 R을 굴려요’ 속 장면이다. 남과 나의 다름을 인정하고 자기존중감을 키우라고 응원하는 그림들이다. 가벼운 그림 속에 묵직한 내용을 심었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2009 동화책 속 세계여행-세계 유명 일러스트레이션 원화전’에 나온 동화책 그림들이다. 앤서니 브라운·존 버닝햄·헬렌 옥슨버리 등 세계 10여개국 베스트셀러 작가들과 최숙희·이수지 씨 등 국내 인기 그림책 작가 등 65명의 원화 440점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걸었다. 프랑스 작가 에르베 튈레가 1∼4세 영유아를 위해 디자인한 다채로운 체험공간, 아이들이 꼼짝도 않고 집중해 보는 애니메이션 상영공간, 그림책 2000여권을 늘어놓고 어린이 소파에서 맘껏 볼 수 있게 한 도서관 등 전시장은 아이들 세상이다. 4일, 5일에는 영국의 유명 동화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낭독회와 사인회가 있다. 전시는 6월 23일까지. 성인·어린이 입장료 1만원. 02-585-9991.


#‘움직이는 그림’, 애니메이션전

갓난아기를 등에 업은 아버지가 하늘로 치솟은 기둥을 힘겹게 오른다. 그동안 아비는 천천히 늙고 아들은 어른이 된다. 대사 하나 없는 애니메이션 속에서 삶과 죽음의 문제가 짠하다. 김준기 감독의 ‘인생’이다.

서울 신사동 코리아나미술관은 단편 애니메이션 축제중이다. 움직이는 그림으로 영역을 넓힌 미술작가와 작품성 높은 애니메이션 감독 등 22명의 영상물을 모았다. ‘크로스 애니메이트(Cross Animate)’전이다. 한국의 전준호·릴릴·문경원·김신일·김한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윌리엄 켄트리지, 중국의 부 후아, 이탈리아의 시모네 마시 등 미술가들의 회화적 애니메이션이 주종이다. 한국의 김준기·임아론·장형윤. 핀란드의 로라 느보넨 등 안시·오타와·자그레브·히로시마 등 세계 4대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호평을 얻은 이들의 작품도 나왔다. 10일까지. 성인 3000원, 초·중·고생 2000원. 02-547-9177. 

권근영 기자

아빠, 책 잔치 가요

파주 출판도시서 한 달 동안

신나는 책 세상, ‘어린이 책잔치 2009’가 1일 경기도 파주 출판도시에서 시작됐다. 5월 한 달 동안 열리는 책잔치에서는 ‘우리 가족, 우리 집, 우리 도시’를 주제로 책 마술쇼, 작가와의 만남, 북아트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책과 한층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 참가비는 대부분 무료이며, ‘출판사 엿보기’ 등 몇몇 행사는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031-955-4390. www.pajubfc.org

#직접 보고

작가를 직접 만나는 것은 독자에게 색다른 경험이다. 책잔치 행사 중 『세상의 모든 지식』 김흥식 작가의 올바른 독서지도법 강연(2일), 『울지마 꽃들아』 최병관 작가의 비무장지대 이야기(2일) 등이 마련됐다. 『말놀이 동시집』 최승호 시인(2일)과 볼로냐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로 뽑힌 장호 작가(3일), 『나쁜 어린이표』 황선미 작가(3일) 등이 독자와의 만남에 나선다.

어떻게 책이 나오는지 그 과정을 보고싶다면 ‘출판사 엿보기’ 프로그램이 안성맞춤이다. 문학동네(8일), 문공사(9일), 보리(20일) 등은 사옥 견학 프로그램을 짰다. 주니어김영사(9일)와 사계절(13일)은 책을 인쇄하고 제본하는 과정까지 직접 볼 수 있는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싸게 사고

아이와 함께 직접 책을 골라 사는 경험은 아이를 책과 가깝게 묶어주는 특효약이다. 도서 할인 장터 ‘어린이책 대탐험’(9∼31일)은 싸게 살 수 있어 더 좋다. 영교와 보림 등 도서 할인 판매 행사를 따로 마련한 출판사도 여럿이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은 파주 출판도시에 있는 물류센터를 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한다. 사전예약없이 누구나 입장할 수 있으며, 참가자들은 온라인 서점의 재고관리 시스템을 견학하고 주문 상품의 집책·포장 등 주요 공정을 체험할 수 있다. 출판사 비룡소의 북아울렛 ‘까멜레옹’도 책잔치에 맞춰 1일 문을 열었다. 상설 운영될 ‘까멜레옹’에서는 깨끗한 반품 도서를 정가의 50% 가격에 판다.

#온몸으로 즐겨라

책으로 놀아라. 지루하게 접했던 책이 친숙한 친구로 다가오는 순간이다.

책놀이의 절정은 어린이날인 5일 출판도시 중앙도로에서 펼쳐지는 ‘북 올림픽’이다. 책을 머리에 이고 장애물을 피해 가며 달리는 ‘가족 대항 책릴레이’, 책이 가득 든 박을 터뜨려 이긴 팀에게 나눠주는 ‘책박 터뜨리기’ ‘책 속의 낱말 찾기’ 등 책과 운동회를 결합시킨 프로그램이다.

이 외에도 도서관으로 개조한 버스 안에서 책도 읽고 선물도 받는 ‘책 읽는 버스 체험’, 책 모양 비누를 만드는 ‘천연 책비누 만들기’ 등도 5일까지 진행된다.

이지영 기자

누나, 영화·만화 봐요

TV와 영화만큼 ‘싼값’에 즐길 수 있는 어린이날 놀이가 있을까. 자녀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드라마·영화가 가족 관객을 손짓한다.

#빠져보자, 동심의 세계

동심의 세계가 어린이만의 전유물이랴. 투니버스는 ‘아기공룡 둘리 특집’(2일 오전 7시~오후 7시) ‘명탐정 코난 극장판 특집’(3일 오전 9시30분~오후 7시30분) ‘개구리중사 케로로 5기’(4일 오전 10시~오후 8시) 등 최신 및 추억의 애니메이션을 잇따라 방송한다. 5일은 ‘빼꼼의 머그잔 여행’(오전 7시) ‘엘라의 모험’(오전 10시) 등 극장판 애니로만 하루종일 채운다.

카툰네트워크는 5일 특집방송 ‘나의 절친 몬스터’(오전 7시)를 통해 인기 애니 ‘벤10’과 ‘포켓몬스터DP’의 영웅들의 한판 대결을 선사한다. 챔프에선 극장판 애니 ‘도라에몽-진구의 우주표류기’(2일 오전 10시)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귀를 기울이면’(2일 오후 8시, 3일 오전 10시) 등이 기다린다. EBS의 인기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는 시즌3가 4일 오전 9시 첫 방영된다.

#가족이 함께 눈높이 특집

어린이날이라고 애니메이션만 있는 건 아니다. EBS는 아시아 8개국이 공동 제작 프로젝트로 참여한 ‘ABU 어린이 드라마 시리즈’를 방영한다. 몽골·일본·한국 등 5개국 어린이들의 정신적 성장 과정을 그린 15분짜리 드라마들이다(4~8일 저녁 7시50분~8시10분). tvN은 5일에 ‘빅뱅 데이’를 편성,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아이돌 그룹 빅뱅의 서바이벌 다큐 ‘빅뱅 더 비기닝’을 11편 전편 방송한다. 영화채널 OCN에선 심형래 감독의 ‘디워’(2일 밤 10시, 5일 낮 1시)와 ‘해리포터’ 시리즈가 가족 시청자를 반긴다.

#애니 목소리가 귀에 쏙

극장가에선 유재석·한예슬 등 특급 연예인들이 목소리로 출동한 애니메이션 ‘리틀 비버’와 ‘몬스터 vs 에일리언’이 가족 관객을 손짓한다. 법적으로 초콜릿이 금지된 나라에서 벌어지는 모험 애니메이션 ‘초코초코 대작전’과 네 번째 극장용 영화로 만들어진 ‘케로로 더 무비:드래곤 워리어’도 어린이 관객에겐 딱이다. 경기도 파주의 씨너스 이채에선 ‘잉크하트-어둠의 부활’ ‘작은 영웅 데스페로’ 등 신작을 포괄한 어린이 영화제를 5월 한달간 진행한다.

강혜란 기자

여보, 무료 콘서트 갈까

주말을 집에서만 보내기엔 너무 아까운 봄날.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챙겨볼 수 있는 괜찮은 무료 콘서트 두개를 소개한다.

◆아파트숲 사이로 음악이 솔솔=매달 네번째 금요일 저녁 7시가 되면 서울 도곡동 아파트촌은 잔잔한 포크송으로 물든다. 양재역 근처 힐스테이트 갤러리에서 무료 공연 ‘메모리즈 콘서트’ 가 열리기 때문이다. 힐스테이트 갤러리는 그동안 아파트 분양 당시에만 오픈했던 주택체험관을 인근 주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공간으로 바꿔 보자는 취지에서 만든 곳. 황희정 관장은 “개관 당시부터 1층을 콘서트가 가능한 홀 형태로 만들었다”며 “주민들이 오가는 길에 들러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체험 서비스를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12월까지 계속되는 ‘메모리즈 콘서트’에는 5월 22일 추가열, 6월 26일 나무자전거, 7월 24일 여행스케치, 8월 21일 한동준 등이 함께 한다. 힐스테이트 인터넷사이트(www.hillstate.co.kr)의 ‘행복 이벤트’란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남산의 봄을 음악과 함께=4월부터 9월까지 서울 국립극장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토요문화 광장’은 도심 한 가운데서 자연을 벗하며 즐길 수 있는 무료 공연이다. 록·일렉트로닉·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국립극장 문화광장에 마련된 특설무대에 오른다.

5월 2일 ‘SK 브로드밴드’ 광고음악으로 널리 알려진 일렉트로닉 그룹 ‘더블유 앤 웨일(W&Whale)’, 9일 모던 록밴드 ‘트랜스픽션’, 16일 타악 퍼포먼스 그룹 ‘야단법석’을 만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 참조.

이영희 기자

자기야, 세계 각국 음식·놀이 즐겨볼까

황금 연휴기간에 일정이 없다면 서울 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www.nfm.go.kr)으로 가보자. 한국에 정착한 이주민들이 고국 문화를 보여주는 ‘다문화 어울림 한마당’을 2~5일 연다. 2일 ‘일본의 날’을 시작으로 중국(3일), 러시아·중앙아시아(4일), 동남아시아(5일) 순으로 각 지역 음식·복식·놀이를 체험하는 한마당을 펼친다. 키르기즈스탄 전통춤, 중동민속음악 다르부카와 사저, 필리핀 대나무춤, 인도네시아 가물란 사물놀이, 중국 기예단 공연, 일본민속악기 공연 등 매일 3~5건의 민속공연을 연다. 한국으로 시집 올 때 갖고 온 전통 인형과 탈, 악기, 친정 어머니가 지어준 아기 옷과 신발 등 사연이 담긴 물건 500여점도 전시한다. 무료. 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다문화사회에서의 박물관 역할’을 주제로 국제학술포럼도 개최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