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전통 약품, 경제에도 '약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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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재래식 방법으로 만들어진 약품이 '세계의 지붕' 티베트의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가 보도했다.

불교에 바탕을 둔 티베트의 전통 약품은 고산식물, 동물의 배설물, 흙, 금속물 등 특이한 재료로 만들어지지만 인체에 해를 주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특히 최근 티베트의 약품이 효험이 크다는 소문이 나면서 중국인들이 많이 찾고 있다. 중국인들은 티베트 약품의 60%를 사들이고 있다.

FT에 따르면 티베트의 제약회사인 치청의 지난해 매출은 20% 급증했으며, 올 들어서도 이 같은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 1696년 불교 교리에 근거를 두고 설립된 티베트전통약품(TMPF)의 상황도 비슷하다.

TMPF의 관계자는 "티베트 전통약품에 대해 잘 몰랐던 중국인들이 최근 많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판매 대행업을 하고 싶다는 문의도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FT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목축, 농업에 의존하던 티베트 경제에 약품 매출이 새로운 수입원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티베트 제약업체들의 마케팅 기법도 나아지고 있다. 제약업체들은 현재 약품을 무게당 가격을 책정해 판매하고 있지만 마진을 높이기 위해 포장과 브랜드화를 서두르고 있다. TMPF는 '달콤한 이슬'이란 뜻의 '간루'를 자사의 브랜드로 등록했다.

그러나 아직은 홍보가 부족해 티베트 약품이 소득수준이 높은 중국 동부지역으로 진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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