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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한파에도 이웃돕기 성금 늘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삼성생명 영상미디어팀 주임 안청모 (安靑模.33) 씨와 강선미 (姜先美.28.여) 씨는 지난해 12월20일 결혼식을 올리면서 받은 축의금중 일부인 30만원을 이웃돕기성금으로 기탁했다.

安씨 부부는 식중에 주례인 장기기증운동본부장 박진탁 목사에게 장기기증 서약도 했다.

이영수 (李英洙.49) 씨 등 부산시동래구청 소속 환경미화원 36명은 새벽마다 거리청소를 하면서 주운 동전 10만4천7백원을 구청사회과에 이웃돕기 성금으로 냈다.

이웃돕기 열기가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를 녹이고 있다.

중앙일보를 비롯한 전국의 언론사 등 이웃돕기성금 접수창구에는 최악의 경제위기로 힘든 시련을 겪는 불우이웃의 고통을 함께 나누려는 온정의 물결이 넘쳐나고 있다.

7일 이웃돕기운동협의회 (회장 李榮德)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일부터 지난 5일까지 모금된 이웃돕기 성금은 1백17억8천만원. 이는 올해보다 훨씬 경기가 좋았던 전년 동기의 1백9억1천만원보다 8.1% 증가한 액수여서 '의외의 현상' 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소 의류업체에서 과장으로 근무하다 지난 연말 회사의 도산으로 실직한 金모 (42.서울노원구상계동) 씨는 7일 중앙일보를 찾아와 이웃돕기 성금 1만3천원을 냈다.

졸지에 직장을 잃고 말못할 정신적 고통으로 두문불출하던 金씨로선 실직 이후 첫 바깥나들이였다.

그는 동행한 어린 딸 (8.초등학교 1년) 의 손을 꼬옥 쥐면서 "우리도 힘들지만 어려울수록 우리보다 더 힘든 이웃의 처지를 생각해야 한다" 고 말한 뒤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성금액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경기악화로 기업 성금은 줄었지만 시민 한사람 한사람이 생활비를 쪼개 쾌척한 금액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 올해 기업이 낸 성금액은 지난해 23억6천만원의 3분의1 수준인 8억1천만원으로 격감했다.

반면 일반시민 성금액은 1백9억7천만원으로 전년도의 85억5천만원보다 28.3% 늘어났다.

성금 참여인원은 약 5백48만명. 개인의 평균 성금액을 2천원으로 했을때 전년보다 이웃돕기운동에 약 1백21만명이 더 동참한 셈이다.

협의회 유승표 (柳承杓) 홍보과장은 "요즘엔 이전보다 다양한 계층의 국민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어 고무적" 이라며 "모금캠페인을 하면 멀쑥하게 잘 차려 입은 사람보다 어려운 처지의 평범한 시민들이 말없이 성금을 내고 가는 경우가 훨씬 많다" 고 전했다.

이성우 (李晟雨) 사무총장은 "우리사회에 흐르고 있는 뜨거운 동포애와 어려울수록 함께 고통을 나눠온 고유의 미풍양속이 아직도 굳건히 뿌리내리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고 말했다.

성금 모금은 1월31일까지 계속되며 중앙일보에 성금을 접수하려면 '서울은행 11901 - 1723043 중앙일보' '국민은행 815 - 01 - 0029 - 814 중앙일보' 계좌를 이용하면 된다.

02 - 751 - 9630.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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