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도네시아 첫 대통령 직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 유도요노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가 '유도요노 시대'를 맞을 것인가. 5일 역사상 처음인 직접선거로 대통령을 뽑는 인도네시아에 정권 교체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번 선거는 당초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느냐가 초점이었다. 하지만 군 장성 출신인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안보담당 국무장관이 급부상했다. 따라서 이제는 관심의 초점이 2차 결선투표(9월 20일)도 거치지 않고 유도요노가 첫번째 직선 대통령이 될 것이냐로 바뀌었다.

이번 선거는 1998년 수하르토 독재정권 붕괴 뒤 6년 만에 민의를 직접 반영한 정권을 출범시킨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올해 54세의 유도요노는 미국에서 행정학을 공부해 영어가 유창한 데다 젊고 참신한 이미지를 앞세워 5명의 후보가 출마한 선거전에서 40%를 웃도는 지지도를 얻고 있다.

압두라만 와히드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나면서 4년 전 대통령직을 물려받은 메가와티가 부패.무능 척결에 실패하고 경제난을 극복하지 못한 데다 반(反)테러 전쟁에서는 서방 국가와 불협화음을 낳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지지도는 10%를 약간 넘어 위란토 전 국방장관에게도 뒤지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은 유도요노의 승리를 기대하는 눈치다.

다른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청렴하고 경제개혁에 적극적이라는 점을 평가해서다. 이슬람 테러 세력에 단호하게 대처해 인도네시아에서 빠져나가는 다국적 기업들의 발길을 돌려놓을 가능성도 크다. 유도요노의 당선에도 변수는 남아 있다. 첫째는 1억5300만명의 유권자 가운데 표심을 정하지 못한 20%의 부동층이다. 둘째는 1차 투표에서 투표자 과반수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경우 1, 2위 득표자가 싸우게 될 2차 투표에서 나머지 후보들이 합종연횡할 가능성이다.

전문가들은 "누가 권력을 잡든지 정치.경제 상황을 한꺼번에 호전시킬 수 없다"고 말한다. 모든 후보가 경제성장률을 연 7%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하나 인건비 상승과 함께 투자 환경이 나빠져 사실상 장밋빛 공약이라는 얘기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