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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오 포·우디 앨런 작품 15일 무대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다소 기인 (奇人) 적인 행동거지로 곧잘 구설수에 오르곤 하는 해외 유명작가 두 사람의 작품이 한날 오픈을 앞두고 있다.

오는 15일 개막을 앞둔 이 두 작품의 화두는 바로 '웃음' 이다.

먼저 그 첫 작품은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사고사 (事故死)' 다.

지난해 그야말로 세계문단에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키며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탈리아 작가 다리오 포 원작이다.

노벨상 시상식에서 스스럼없이 퍼포먼스를 할만큼 파격의 인생을 살아온 그다.

한때 명장 (名匠) 프랑코 제피렐리는 “위대한 배우이자 위대한 연출가이며 우리시대의 마지막 위대한 '광대' ” 라고 그를 치켜세웠다.

때로 행동은 의식을 반영한다.

때문에 그의 대표작 축에 드는 이 작품은 그의 정치.사회관이 응축된 풍자 코미디의 모델로 통한다.

지난 21년 미국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이 작품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한 '드라마' 를 연상시킨다.

“ '탁' 치니까 '억' 하고 죽었다' ” 는 식의 공권력의 횡포, 진실을 은폐하려는 당국자들의 기묘한 속임수들이 시종 웃음을 동반한다.

그러나 그 웃음은 박장대소가 아니라 냉소 (冷笑) 와 고소 (苦笑)에 가깝다.

바로 이 대목에서 포는 외친다.

“나는 권력을 가지고 있는 모두를 자유롭게 공격할 수 있는 '사슬 풀린 개' 다.” 이 작품은 90년 산울림에서 초연됐다.

연출자 채윤일의 솜씨로 빚어졌다.

1인5역으로 바뀌는, 주인공 미치광이 어릿광대역은 이호재가 맡았었다.

이번엔 '남자충동' '고도를 기다리며' 로 지난해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한 안석환 (40) 이 한차원 높은 연기세계에 도전한다.

다른 한 작품은 '문성근 나와라' (원제 Play It Again, Sam) 다.

골수 뉴욕커를 자임하는 영화의 귀재 우디 앨런이 직접 대본을 쓰고 브로드웨이 무대에 출연까지 했던 작품 (65년) .히트는 '떼놓은 당상' 이었는데, 앨런 특유의 소시민적인 인간형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얼마전 외신은 앨런이 한국출신 입양아 순이를 미아 패로우 다음의 아내로 맞이하면서 기념연극에 그녀를 출연시키고자 연극대본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원작은 영화 '카사블랑카' 의 험프리 보가트를 닮고 싶어하는 한 '소심증 환자' 의 이야기다.

매일 보가트 흉내로 소일하지만 실패의 연속. 그가 정상인으로 치유받는 과정이 폭소탄을 터뜨린다.

이번 공연에서는 바로 보가트에서 문성근으로 '경외대상' 이 바뀌어 우리식 공연이 된다.

실험극장 출신 배우 이영석이 연출 데뷔한다.

남명렬.송바울 등 출연.

'…사고사' 는 15일~3월15일 화.수.목 오후7시, 금.토.공휴일 오후3시.7시30분, 일 오후3시 (월쉼) 소극장 산울림, 02 - 334 - 5915.

'문성근 나와라' 는 15일~4월19일 화.수.목 오후7시30분, 금 오후4시30분.7시30분, 토.일.공휴일 오후3시.6시 (월 쉼) 은행나무극장, 02 - 3672 - 6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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