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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반등은 경기 회복 길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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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은행은 24일 1분기 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4.3%, 전 분기 대비 0.1%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오종택 기자

최근 세계 곳곳에서 희망적인 경제 지표들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경기 회복의 신호로 해석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의견이 많다. 미국 외교전문잡지 포린폴리시(FP)는 23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서 경기 회복에 대한 다섯 가지 잘못된 기대를 분석했다.

FP는 먼저 미국 주요 은행들이 올 1분기에 수십억 달러씩 순이익을 냈다는 최근 발표는 착시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웰스파고의 와코비아은행 인수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메릴린치 인수 같은 특수한 사건 때문이지 실제 영업이익이 늘어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BOA가 42억 달러의 1분기 순이익을 발표한 20일 주가는 24.3% 추락했다.

중국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는 것도 세계 경제의 희망으로 거론된다. 3월 중국의 제조업 부문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3% 늘었고 소매판매도 14.7% 증가했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지표 자체가 의심스럽다는 게 FP의 판단이다. 홍콩의 한 증권사 조사에 따르면 3월 중국의 제조업 부문은 여전히 하락세를 보였고, 실업률도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주식시장 회복도 좋은 징조로 단정하기 어렵다. 3월 이후 미국 다우존스지수가 23% 오르고 아시아 증시가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경제의 기초체력과 동떨어진 결과라고 FP는 평가했다. 실제로 이들 국가에서 소매판매와 생산·주택 관련 지수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이를 ‘베어마켓 랠리’(약세장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강세 현상)라고 봤다.

이밖에 독일의 투자신뢰지수가 6개월째 상승하자 하반기부터 독일 경기가 회복할 것이라는 의견이 늘고 있다. 그러나 FP는 독일에 여전히 비관적인 요인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2월 제조업 부문 주문이 한 해 전보다 38% 감소해 추가 실업이 예상되고, 다음 주 독일 정부는 올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전망이다.

FP는 이달 초 런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의 결과도 실망스러웠다고 평가절하했다. 정상들이 세계경제 회복을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지만 핵심 분야에서는 전혀 합의가 안 됐다는 것이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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