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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모두가 안 된다고 했다, 그들은 해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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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아이코노클라스트
그레고리 번스 지음
김정미 옮김, 정재승 감수
비즈니스맵, 336쪽, 1만3000원

월트 디즈니는 애니메이션을 발명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만화를 영화로 바꾸는 데 정열을 바쳤고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데까지 애니메이션의 지평을 넓혔다. 그 결과 그는 부와 명성을 얻었고, 인류는 미키마우스와 도널드 덕을 즐기게 됐다. 맥도널드를 키운 레이 크록은 디즈니랜드에서 자극을 받아 아이들을 위한 햄버거와 해피밀을 개발했다. 지갑이 두툼한 사람을 노리고 마케팅을 하라는 기존 상식을 파괴하고 뭘 사먹을 돈도 없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한 것이다. 이러한 상식 파괴자들은 세상을 바꾼다. 인류는 모두가 안 된다고 한 일을 해낸 상식 파괴자들에게 빚지고 있다.

미국 에모리대에서 정신의학과 경제학을 가르치는 뇌과학자이자 신경경제학(이런 통합학문도 있다!) 교수인 지은이는 이들처럼 새로운 발견과 창조에 도전하는 사람을 아이코노클라스트(iconoclast)라고 부른다.

지은이는 이러한 아이코노클라스트들의 근원을 뇌과학으로 풀어낸다. 그에 따르면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 수학자 리처드 파인만, 화가 파블로 피카소를 비롯한 창의적인 인물의 뇌는 독특하다. ‘실패에 대한 공포’를 만드는 편도체가 제 기능을 못하도록 누르는 전두엽이 발달했다. 아울러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보는 지각 영역과 사람의 마음을 읽고 인간관계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사회지능도 뛰어나다. 두려움 없이, 과감하게, 새로운 일을 추구하면서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내는 능력까지 갖췄다면 창조적인 일을 이루기가 쉬울 것이란 설명이다. 인성을 뇌과학으로 풀어내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과학, 인간의 의사결정 과정을 뇌 영상기법으로 연구하는 지은이야말로 상식의 파괴자가 아닌가 싶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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