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조지 소로스 미국 퀀텀펀드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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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방한 (訪韓) 중인 조지 소로스 미국 퀀텀펀드 회장은 5일 한국언론과의 기자회견에 이어 신라호텔 19층 회의실에서 본사 기자와 별도 인터뷰를 갖고 한국경제 위기극복을 위한 그의 생각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한국 방문은 비공식 자문역할을 위해서인가, 아니면 잠재적 투자가로서인가.

"이번은 비공식 자문역할을 위한 방문이다. "

- 그렇다면 한국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는가.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와 경제팀은 한국경제가 처한 상황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었고 과감한 조치를 취할 것이란 확신을 얻었다.

따라서 투자 전문가팀을 이달안에 파견해 투자여부를 결정하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

- 1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란 보도가 있었는데.

"결정된 바 없다. "

- 언제 한국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할 것인가.

"투자시기가 결정된다면 나의 중개인들에게 먼저 말하지, 기자들에게 밝히지는 않겠다. " <이상 공동회견>

- 자기자본의 투입은 대기업들조차 쉽지 않다.

구체적으로 어떤 수단이 있는가.

"한국 기업은 기본적으로 단단하다.

장부외 부채를 밝히는 등 투명성이 높아지면 외국인들의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다.

또 내국인들의 높은 저축을 주식투자로 전환하도록 해야 한다. "

- 단기차입을 장기로 바꾼다 해도 한국 기업의 대외경쟁력이 회복되지 않고서는 어차피 살아남기 힘들다.

IMF처방대로 금리가 20%에 머무른다면 경쟁력 회복은 불가능하지 않겠는가.

"지금같은 고금리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산업 및 금융부문의 구조조정이 가능한 짧은 기간내 마무리되지 않으면 한국은 매우 위험한 지경에 빠질 것으로 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

- 재벌은 해체돼야 한다고 보는가.

"새 자본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해체할 것으로 본다.

구조조정을 촉진할 법개정도 병행돼야 한다. "

- 공동체의 이익을 중시하는 동양적 가치체계가 수정돼야 한다고 보나.

"서구사회가 최선이며 한국은 반드시 이를 지향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한국이 지금까지 유지해온 정부와 기업관계, 그룹 계열사간의 유착관계는 분명히 실패했다.

한국인들은 이 점을 인정하고 바꿀 필요가 있다. " <이상 단독인터뷰>

권성철 전문위원.박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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