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브리핑]종교계…복지·봉사활동 크게 늘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짙은 불안 속에, 하지만 전과 다른 각오와 함께 출발한 새해. 올 한해 문화계는 어떻게 전개될까. 더 나은 문화적 삶을 안내하고자 분야별 신년 브리핑석을 마련했다.

힘든 때일수록 신앙에 의존하려는 사람들은 늘어나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불황으로 신자들이 내놓을 십일조나 시주금은 더욱 적어질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종교계는 보다 적은 예산으로 경제난국에 신자들의 욕구를 들어줄 수 있는 묘안을 짜내느라 힘쓰고 있다.

어느 종단 할것 없이 선교나 문화사업의 규모를 대폭 줄이고 복지나 봉사활동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천주교나 개신교에 비해 그동안 사회복지활동이 다소 미진했던 불교계에서도 복지활동에 적극적인 자세다.

불교 최대종단인 조계종은 지난 한해만 어린이시설 20여곳과 지역사회 종합복지관 8곳의 위탁관리를 맡았다.

불교계, 특히 조계종은 올 한해가 선거의 해로 불릴 정도로 각종 선거가 이어진다.

중앙종회의원 70명과 종회의장을 뽑는 선거가 10월에, 총무원장 선거가 11월에 각각 치러진다.

총무원장선거가 예정된 11월까지 24개 교구본사중 동화사.불국사.송광사 등 9개 본사에서 주지를 새로 뽑게 된다.

총무원장 후보에는 월주스님 (현총무원장).월탄스님 (용화사주지).설조스님 (불국사주지) 이, 종회의장 후보에는 일면스님 (불암사주지) 과 법등스님 (직지사부주지) 이 거론되고 있다.

복지활동 외에 불교계의 또다른 중점 사업은 교육사업. 조계종의 경우 '신도교육의 해' 프로그램을 통해서, 태고종과 천태종은 지난해 4년제 정규단설대학으로 각각 인가를 받은 동방불교대학과 금강불교대학을 중심으로 신도와 승려들에게 '무소유' 의 삶을 교육할 계획이다.

2000년 '대희년' 을 맞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올해를 '성령의 해' 로 정한 천주교에서는 신도들이 깨끗한 신앙심을 회복해 내적 삶에 충실을 기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공간을 확충하고 봉사활동을 유도하는 등 청소년 사목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다.

한편 개신교측은 UN의 세계인권선언 50주년을 맞아 사회정의구현과 인권회복운동에 역점을 둘 계획. 구체적으로 ▶양심수 석방운동 ▶장기수 송환운동 ▶사형제도 폐지운동 등이 펼쳐진다.

구랍 30일 사형수 23명에 대한 형집행 직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현재 1백여개국에서 사형제도를 폐지했을 뿐아니라 이 제도를 두고 있는 나라에서도 사형의 죄목을 전향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며 사형집행을 강력히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것도 그런 운동에서 나온 것이다.

북한동포지원과 민족화해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각 교단 모두 새 정부가 출범하면 대북한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북한선교 등 준비작업에 한창이다.

북한동포돕기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개신교측은 올해에는 두만강과 압록강의 국경지역을 답사하는 통일기행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민족화해운동을 대중적으로 확산시키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세계교회와의 협력도 강화한다.

천주교도 지난해 11월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는 25일 사회복지주일에 걷히는 헌금의 일부를 북한동포돕기에 쓰기로 결정했다.

정명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