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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런 부자, 올해 평단서 호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부자 (父子)가 함께 웃었던 한해였다.

보브 딜런이 지난10월 낸 신보 '타임 아웃 오브 마인드' 는 심오한 블루스연주로 빌보드등 평단이 꼽는 올해의 앨범이 됐다.

이 영광은 아들 제이콥 딜런 (27) 이 이끄는 록그룹 월플라워스의 앨범 '브링 다운 더 호스' 가 올초 거둔 눈부신 성과에 뒤이은 것이다.

이들은 정통록과 올터너티브록의 중간쯤에 위치한, 미래지향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사운드로 아버지의 음반과 각축을 벌였다.

월 플라워스의 정체불명 록처럼 올해 팝계는 장르를 정의할 수 없는 혼혈송들이 인기를 끌었다.

빌보드는 “무엇이건 성공이 가능했지만 그것을 예측하기는 전적으로 불가능했던 한해” 라는 말로 올해를 정리했다.

'장르파괴' 의 한해였지만 힙합과 스카가 그나마 올해 팝계를 상징하는 장르가 됐다.

인기래퍼 투팩.노토리어스B. I.G등의 잇달은 살해사건으로 갱스터랩이 급속히 몰락한 위에 퍼프 대디가 '아일 비 미싱 유' 를 빅히트시켜 힙합이 흑인음악의 화두로 부활했다.

자메이카산의 흥겨운 음악 스카는 노다우트.스매쉬 마우스등의 밴드들이 오랜 무명생활끝에 빅히트, 조명을 받았다.

딜런 부자처럼 아버지세대와 자녀세대가 돌아가며 히트한 것도 올해의 특징. 롤링 스톤즈.폴 매카트니.플리트우드 맥.비지스등이 차트톱텐에 올랐고 엘튼 존은 다이애나 추모곡 '캔들 인 더 윈드 97' 로 차트정상을 12주째 군림, 최고스타가 됐다.

4천6백만장이 팔린 이 음반은 그러나 국내에선 별무반응이어서 다이애나가 한국인의 연인은 못됐음을 보여줬다.

또 10대돌풍이 뉴키즈 온더 블록이후 수년만에 살아나 '걸파워' 를 내세운 스파이스걸스.10대삼형제 핸슨.소년그룹 백스트리트 보이스등이 인기를 끌었다.

이들의 음반은 국내에서도 히트했지만 30만~50만장이 팔린 '나우' 등 '컴필레이션 (편집음반)' 의 인기에는 어림도 없었다.

한편 지난10월 들려온 왕년의 스타 존 덴버의 추락사소식은 국내 올드팝팬에게 새삼 또하나의 시대가 저물었음을 알려줬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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