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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눈꽃축제…남도 정상 1,950m서 희망의 무지개를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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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백록담을 머리에 이고 펼쳐지는 윗세오름.흙붉은오름.사라오름.어슬렁오름.사제비오름.볼래오름…. 그 숱한 오름들을 껴안고 우뚝 솟은 한라산. 지금 한라산에는 눈꽃이 만발하다.

묵은 한해를 보내고 벅찬 새해를 맞아야 하건만 우울하기만한 가슴들. IMF스트레스로 켜켜이 쌓인 억장들을 한라산 눈보라 속에 "훅" 날려보낼 수는 없을까.

“랑몰라 허영봐사!” (말로 해서는 몰라 직접 해봐야 알지. ) 제주도민들이 '한라산 눈꽃축제 (1월17일~2월1일)' 라는 잔치상을 벌여 놓고 육지 손님을 모으고 있다.

잔치하면 으레 그렇듯 먹거리는 물론이고 신명나는 가락에 춤에 놀거리가 풍성하다.

잔치가 벌어지는 주무대인 어리목광장 (한라산 북서등산로 입구)에는 먹거리장터가 들어서는데 좁쌀막걸리.한라산소주.허벅술등 제주 향토술에다 토종도야지.꿩국수.옥돔구이.오분자기등 육지에서는 쉽게 먹을 수 없는 섬음식들이 차려진다.

밀가루같은 눈이 수북하게 쌓인 거문기지 (한라산 북쪽 관음사 주변)에서는 제주도 조랑말이 끄는 눈썰매를 타고 설원을 감상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한라산을 몸으로 껴안으려는 산악인들에게 이번 한라산 눈꽃축제는 백록담 정상을 밟을 절호의 기회다.

이번 축제기간에 한해 백록담 정상이 개방되기 때문이다.

관음사.성판악코스를 통해 정상을 등반할 수 있는데 왕복10시간 소요된다. 정상등반이 다소 힘들게 느껴진다면 한라산 주변에 있는 3백60여개의 오름을 감상하며 등산로를 따라 가볍게 '눈속 산책' 을 즐길 수도 있다.

어승생오름 (높이 1천1백69m) 을 2시간동안 오를 수 있는 트레킹코스가 개설되기 때문이다.

한라산의 눈을 하루종일 맘껏 만져보고 싶다면 눈조각경연대회에 참가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개인.가족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데 눈사람부터 하루방까지 소재는 마음대로다.

한라산 눈밭 속에서도 스트레스가 확 안 풀린다면 제주도 겨울바다로 뛰어들자. 제주도 해변중 가장 아름답다는 중문해수욕장에서는 1월24일 '새해맞이 바다수영대회' 가 열린다.

겨울바다에 몸을 담는 것은 몸과 마음을 더욱 단련, 새해는 열심히 살아보자는 뜻일게다.

하얏트호텔 (064 - 33 - 1234)에서 주관하는데 참가비는 2만원이다.

이밖에 볼거리로 벌어지는 제주도 도립민속무용단의 공연, 김대환씨의 타악기 페스티벌, 눈꽃 댄싱쇼, 스노보드 시연등에서도 잔치 기분은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제주신라호텔도 숙박과 눈꽃관광을 묶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02 - 230 - 3685)

제주 = 이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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