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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 이대호 역전 만루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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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롯데 자이언츠의 두 외국인선수 페레즈와 라이온은 팀 동료 이대호(22)를 '빅 파파'라고 부른다. '빅 보이'라고 부르는 동료도 있다. 선수등록부에 1m92㎝.100㎏으로 등재된 커다란 덩치에 딱 어울리는 별명이다. 이대호의 체격은 롯데의 닉네임 자이언츠(거인)와도 딱 들어맞는 덩치다. 딱 어울리는 별명과 딱 들어맞는 덩치의 이대호가 팀이 꼭 필요한 순간에 "딱!"하고 홈런 한방을 때렸다. 역전 만루홈런이었다.

롯데는 2일 수원 현대전에서 1-3으로 뒤진 7회초 2사 만루에서 터진 이대호의 천금 같은 만루홈런 한방으로 5-3 역전승을 거뒀다.

선발 이상목, 중간 임경완, 마무리 손민한의 이어던지기도 깔끔했지만 이대호의 홈런 한방이 결정적이었다. 롯데 타선의 차세대 거포로 인정받는 이대호는 시즌 초반부터 전 경기 선발 출전했으나 최근 극심한 부진으로 1일 한화전에는 시즌 처음으로 선발에서 제외됐다. 6경기 동안 타율 0.130의 슬럼프 때문이었다. 2일 현대전에서도 이대호의 이름은 선발 라인업에 없었다.

6회초 무사 1루에서 2번 타순에 대타로 기용된 이대호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또 한번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양상문 감독은 이대호를 수비에 계속 기용하며 기회를 한 번 더 줬다.

그리고 찾아온 7회초 2사 만루의 기회. 이대호는 김수경의 3구째 바깥쪽 빠른 공을 힘있게 걷어올려 수원구장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프로 데뷔 4년 만에 터뜨린 첫 만루홈런. 그 한방으로 롯데는 전날 한화전에 이어 2연승을 거뒀다.

선두 두산은 대구 삼성전에서 2-2 동점을 이룬 9회초 2사 만루에서 홍성흔이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3-2로 이겼다. 두산은 지난달 15, 16일 삼성전에서 9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잠실에서는 시속 153㎞의 빠른 공을 앞세운 '광속구 투수' 엄정욱이 탈삼진 10개를 기록하며 시즌 3승째를 올린 SK가 LG를 6-3으로 꺾었다. LG는 8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졌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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