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하고 부작용 적은 로봇수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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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하고 정밀한 수술에 활용되는 로봇 ‘다빈치’(中)와 그를 조종하는 콘솔박스(右).


전북 익산시 신용동 원광대 대학병원 3층 수술실.

서일영(비뇨기과) 교수가 컴퓨터가 연결된 모니터를 보면서 손가락에 낀 조이스틱(조종간)을 움직이자, ‘다빈치’ 로봇이 수술대에 누운 전립선 암 환자 김모(72)씨 앞으로 다가왔다. 의료진은 김씨의 배꼽 부근에 지름 1㎝안팎의 구멍을 뚫고 관을 끼웠다. 서 교수가 컴퓨터 게임을 하듯 조이스틱을 움직이자, 다빈치의 팔이 수술용 관을 통해 김씨의 몸 안으로 들어갔고 암 덩어리를 정확하게 도려냈다. 수술 부위를 실로 촘촘하게 꿰매기까지 했다.

원광대 병원은 ‘다빈치’를 30억여원을 주고 미국에서 도입해 비뇨기과·내과·외과분야 고난도 수술에 활용하고 있다. 수술용 로봇은 호남·충청권에서는 원광대 병원만 가지고 있다.

로봇은 비뇨기과의 전립선 수술을 할 때 큰 효과를 발휘한다. 전립선은 골반뼈 안쪽에 깊숙이 숨어 있어 기존 수술로는 신경·혈관을 건드려 성기능 장애가 발생하는 비율이 40~60대의 경우 50%나 된다.

서일영 교수는 “로봇 팔은 손떨림이 없는 데다 10배 이상 확대된 입체 영상 스크린을 보면서 정교한 시술이 가능해 부작용 발생률이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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