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식품 냄새 없앤 콩 요구르트 염증 줄이고 비만 탈출 도와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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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라는 과정 없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을까. 모든 음식은 장에 살고 있는 발효균에 의해 분해돼 세포에 전달된다. 이런 의미에서 인간의 소화기관을 ‘살아 있는 발효 공장’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발효식품은 쉽게 말해 인체에서 하는 발효 과정을 외부에서 진행해 만든 것이다.

“기존 발효식품 시장은 크게 우유를 발효시킨 요구르트, 콩을 이용한 장류로 나뉩니다. 콩을 발효하면 영양 가치가 높고, 해독 작용도 좋아지지만, 문제는 발효 중에 황화가스·암모니아 같은 냄새가 심하게 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맛도 좋고, 영양이 풍부한 콩 요구르트 개발은 업계와 식품학자의 오랜 숙제였지요.” 최근 발효취가 없고, 기능성이 뛰어난 콩 요구르트를 개발한 ‘두두원 발효주식회사’ 윤기천(사진) 대표의 설명이다.

콩 요구르트는 단일 균주가 아닌 복합 유산균을 사용한다. 예컨대 비타민을 대량 생산하는 유산균, 또 감마아미노부티르산(GABA)을 만드는 유산균, 바이러스와 병원성 세균을 무력화하는 유산균 등 다양하다. 따라서 복합 유산균으로 발효한 식품은 장에서 흡수가 잘 되고, 생리 활성 물질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연구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유산균은 상호 생존 경쟁을 하기 때문에 복합 유산균을 함께 넣어 발효시킨다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 때문에 기존 유산균 발효 회사에선 락토바실러스나 비피더스 등 한정된 우유 유산균만을 사용하지요. 저희는 우유 유산균뿐 아니라 류코노스톡 김치 유산균 등 10여 가지 복합 유산균을 사용하지요. 10여 년간 1500여 회의 실험을 거쳐 확립한 ‘유산균의 단계적 복합 발효기술’로 가능했습니다.”

제품을 분석한 결과 콩 요구르트엔 리신·히스티딘 등 8가지 필수 아미노산을 포함한 20여 가지의 유리 아미노산, 비타민 B군, 비타민 C·D·E, 엽산 등이 대량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두유·우유·발효유와 비교 실험한 결과, 비타민 B군은 적게는 3배에서 10배 이상, 숙면을 유도하고 혈압 강하 효과가 있는 감마아미노부티르산(GABA)은 100g당 12㎎으로 두유 0.4㎎의 30배에 이르렀다. 이 밖에도 활성 이소플라본, 유산균 유래 식이섬유(덱스트란)도 풍부했다.

“특히 단백질은 80% 이상 유리 아미노산으로 잘게 부수어져 위장관에서 바로 흡수됩니다. 따라서 소화력이 약한 환자·어린이·노인도 즐길 수 있지요.”

경희대 한의대 약리학교실 실험 결과에선 지방세포의 분화를 억제해 비만을 개선하고, 췌장염 등 염증을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 비슷한 개념의 세이겐(SEIGEN)이란 제품이 있지요. 16가지 복합 유산균으로 만든 것인데 도쿄여자의대병원에서 15년간 암환자와 난치병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저희 제품은 세이겐보다 영양학적 가치가 높고, 생리 활성 물질이 풍부합니다.” 제품을 국제화해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지금까지 쏘이프로를 이용해 비만 억제용 아이스크림, 부패하지 않는 오곡 효소 빵, 천연 발효 비타민, 카페인이 없는 발효 커피 등 20여 종의 식품을 개발해 놓고 있다. 발명특허만도 6건을 보유하고, 10건을 출원한 상태. 제품은 6월 중 출시할 예정이라고.

글=고종관 기자, 사진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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