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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대선주식시장]'대선 주식시장' 얼마나 잘 맞췄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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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5대 대통령후보들의 개별 '주가' 움직임을 통해 당선가능성을 점쳐 본 '대선주식시장' 은 실제 당선자를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는 한국경제연구원과 함께 국내 선거사상 처음으로 대선주식시장 행사를 기획해 9월22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세 달 가까이 중앙일보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사이버시장을 운영한 바 있다.

이 행사에는 엄선된 1천5백여명의 일반인 (주주) 들이 참여해 대선후보들을 주식으로 간주해 사고 파는 열띤 가상투자게임을 벌였다.

◇ 정확한 당선자 예측 = 투표일 전날인 17일 자정 대선시장을 마감한 결과 '김대중주' 가 주당 3백95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회창주' 3백92원, '이인제주' 1백82원, '기타후보주' 29원 등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러한 주가를 1백분율 당선가능성으로 환산하면 이들의 예상득표율이 39.6, 39.3, 18.2%라는 뜻" 이라며 "통상 1천5백명 여론조사의 오차범위가 2.5%포인트임을 감안할 때 선거결과와 거의 부합한다" 고 평가했다.

◇ 인기판도 반영한 주가추이 = 대선주식시장 마라톤 경주의 백미 (白眉) 는 역시 막판 사흘간 숨막히는 선두다툼이었다.

지난달말 한때 '이회창주' 의 추격을 허용했던 '김대중주' 는 이달 들어 '국제통화기금 (IMF) 시대' 를 초래한 외환위기가 집권층에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2위와의 격차를 다시 주당 20원 안팎으로 벌려 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대중후보의 'IMF재협상 발언시비' 를 물고 늘어진 '이회창주' 의 막판 분전으로 승부는 미궁에 빠졌다.

지난 14일 1, 2위 격차가 불과 3원으로 좁혀지더니 다음날에는 3백93원에서 두 주가그래프가 아예 딱 붙어 버렸고 이후 폐장 때까지 두 후보는 우열을 가름하기 힘든 치열한 각축을 벌였다.

16일 '이회창주' 가 근소하나마 앞선 것으로 나왔는가 하면 대선시장 폐장일인 17일 들어서는 선두자리가 서너번씩 바뀐 끝에 '김대중주' 가 3원 차이로 종착점에 골인하는 박빙 (薄氷) 의 혼전양상이었다.

대선주식시장은 '종가 (폐장가격)' 뿐 아니라 80여일간의 주가추이를 보더라도 그때그때 호재.악재와 관련된 여론동향을 놀랍도록 신속.정확하게 반영했다.

중앙일보를 비롯한 주요 일간지에서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와 거의 일치하는 추세를 보인 점이 이를 입증한다.

개별 주가 추이를 보면 고정표가 많다는 장점이 크게 부각된 '김대중주' 의 경우 수차례 불어닥친 '외풍' 에도 불구하고 대선시장 기간 내내 4백원 안팎의 고공비행을 지속하는 뚝심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김대중주' 는 10월초 '비자금설' 이라는 초대형 악재를 맞아 잠시 3백70원대로 주춤한 것을 제외하면 '오익제 서신파문' 등 각종 돌발악재에도 불구하고 3백80~4백원대에서 움직였다.

반면 '이회창주' '이인제주' 의 주가는 유사한 지지기반을 놓고 치열하게 경합한 탓인지 판세에 따라 부동표들이 양쪽을 오가면서 극심한 부침을 겪었다.

대선시장 개설과 더불어 '김대중주' 값의 3분의 2에 불과한 2백50원 언저리에서 함께 출발한 '이회창주' '이인제주' 가 처음 차별화 양상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9월말. '이회창주' 는 李후보가 신한국당 총재에 취임한 9월30일 무렵부터 '총재 프리미엄' 을 등에 업기 시작했다.

곧이어 'DJ 비자금설' 폭로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개장 후 처음 3백원대로 치고 올라갔다.

그러나 비자금설 폭로에 따른 도덕성시비가 일었고 신한국당의 분당 위기까지 가세해 주가그래프는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렸다.

이회창 후보의 고전은 곧 '이인제 대안론' 으로 이어졌다.

'이인제주' 는 10월말부터 급등세를 타 '이회창주' 와의 격차를 1백원 이상으로 크게 벌려 놓았다.

국민신당 창당일인 지난달 4일엔 3백70원대까지 폭등해 선두인 '김대중주' 를 40원 차이로 바짝 추격하는 절정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곧바로 불거진 '청와대 신당 지원설' 이 적잖은 타격이 된데다 조순후보 영입을 통해 진용을 가다듬은 '이회창주' 의 상승세에 눌려 지난달 중순 다시 3위로 내려 앉았다.

'이인제주' 는 이후 줄곧 침체를 면치 못했지만 3당후보 합동토론회가 열린 이달 들어 주가가 약간이나마 회복세를 보임으로써 '미디어선거' 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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