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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왕위전 파죽의 5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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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왕위 이창호9단과 도전자 이세돌 9단의 빅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38년 전통의 왕위전에서 선두 이세돌9단이 김주호4단마저 꺾으며 파죽의 5연승으로 도전권에 바짝 다가섰다.

이세돌은 오는 5일, 5승1패를 거두고 있는 안조영8단과의 대국에서 승리하면 조훈현9단과의 마지막 대국에 상관없이 도전권을 얻게 된다. 그러나 패배하면 안조영과 재대결을 벌이게 된다.

김주호(20)4단은 왕위전의 강력한 복병이자 숨은 진주였다. 첫판에 조한승7단에게 졌지만 그후 5전5승을 거두며 선두권을 맹렬히 추격해 왔다. 도전권은 이세돌( 4승무패).안조영(5승1패).김주호( 5승1패)의 삼각구도로 압축됐다. 지난달 26일 한국기원에서 이세돌과 김주호가 맞붙었다.

지난해 두개의 세계대회를 쓸어버린 이세돌이지만 최근 부진의 터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 김주호도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세돌의 강펀치는 아직 녹슬지 않았다는 게 이날의 대국에서 증명됐다. 이세돌은 전선을 끊임없이 넓혀가며 백병전을 전개한 끝에 김주호의 대마를 함몰시키며 흑 불계로 5승 째를 챙겼다.

이세돌과 안조영의 대결은 5일 한국기원에서 벌어진다. 이9단은 져도 재대결 가능성이 있으므로 도전권을 잡을 가능성은 70% 이상이다. 그러나 이세돌은 3년 전 이와 똑같은 상황에서 서봉수9단에게 연달아 2연패하며 도전권을 놓쳤다. 당시 도전기가 열릴 예정이던 춘천에선 신흥 강자 이세돌이 한물 간 노장 서봉수에게 2연패야 당하겠느냐는 계산에서 '이창호 대 이세돌'의 왕위전 도전기 플래카드까지 내걸었다가 부랴부랴 회수한 사건도 있었다.

안조영8단은 지난 주말 강원랜드에서 열린 한.중 신인왕전에서 중국의 신인왕 추쥔(邱峻)6단에게 2연패하며 우승컵을 내줬다. 이 뼈아픈 패배로 올해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온 안조영의 기세도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안조영과 이세돌의 역대 전적은 11번 싸워 안조영 쪽이 오히려 6승5패로 우세해 승패를 점치기는 매우 어렵다.

중앙일보가 주최하고 삼성생명이 후원하는 왕위전은 이창호9단이 8연패 중이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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