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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톱]SBS '화이트 크리스마스' 독신남녀의 경쾌한 사랑이야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17일 새로 시작되는 SBS 8부작 미니시리즈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젊은이들의 사랑얘기다.

독신을 주장하는 잡지사 여기자인 29살 노처녀가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경쾌한 터치로 그리고 있다.

상대는 바람둥이 항공사 부기장 준기. 그도 역시 한 사람에게만 얽매이기 싫어하는 독신주의자다.

사건은 어린시절 두번이나 이혼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절대 결혼은 안하리라 결심했던 노처녀가 '결혼은 싫지만 아이는 하나 가지고 싶다' 라는 철없는 생각을 하면서 시작된다.

자칫 '미혼모' 라는 민감한 사회문제를 고발하는 드라마가 될 법도 한 설정이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트렌디 드라마로서의 공식에 충실하면서 남녀 주인공들은 자신의 짝을 찾아 '순수한' 사랑에 골인할 예정. '남자만들기' 윤철용PD의 첫번째 단독 연출작인 이 드라마의 볼거리는 탤런트들의 이미지 파괴작업. 지금까지 슬픔 가득한 비련의 여주인공 역할만 해오던 황수정이 철없는 노처녀 재희로 등장해 코믹연기를 펼친다.

또 바람둥이 준기의 룸메이트 윤호로 등장하는 조민기는 평소의 진중한 이미지를 떨치고 검은 뿔테안경에 더벅머리를 한 어벙벙한 컴퓨터 디자이너로 변신했다.

가냘픈 소녀역 전문이던 우희진도 꼬불꼬불한 배추머리에 요란한 옷차림의 푼수 승미로 변신, 준기에게 대책없는 사랑공세를 펼친다.

갑작스러운 연기변신이 버거운 듯 어설픈 연기가 간혹 눈에 거슬리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배우들의 변신이 신선하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박원숙.박철의 감초연기도 극의 재미를 더한다.

“가족의 소중함을 다지는 연말연시의 분위기에 맞춰, 나이를 먹으면서 왜곡되어지는 순수한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는 윤PD는 “연말연시인 만큼 어두운 부분없이 경쾌하고 따뜻한 분위기로 드라마를 이끌 것” 이라고 설명한다.

캐롤이 거리에서 사라지고, 뉴스시간마다 '오늘은 또 어떤 충격적인 소식이 나올까' 가슴을 조여야 하는 암울한 분위기에서 '화이트 크리스 마스' 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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