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공해문제를 해결하자'
환경보호가 21세기 삶의 질을 좌우할 쟁점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오염이 심한 공단지역과 도심, 쓰레기 매립장 주변에 공해에 잘 견디는 내공해 (耐公害) 나무를 심는 방안이 활성화되고 있다.
나무는 찌든 공해를 잊게 하는 삶의 청량제이자 이산화탄소.아황산가스 등 대기오염물질과 쓰레기장의 침출수를 빨아들이는 '공해방지 해결사' 역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림청 임목육종연구소는 포플러.오동나무.은행나무 등 내공해 수종 50여종을 선정해 내년부터 울산.여천 같은 공단지역과 난지도 등 전국 쓰레기매립장에 집중적으로 심기로 했다.
이들 나무는 오염물질 흡수.정화능력이 일반 나무보다 2배이상 뛰어나 환경 관련 비용절감에 한몫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소측은 공해가 가장 심한 울산.여천공단지역에서 자라고 있는 해송.떼죽나무.산벚나무 등의 종자를 배양해 지난해 시험적으로 7천3백여그루를 심었다.
나무가 5년간 무럭무럭 자라 청년이 될 경우 대기오염도를 현재의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예측이다.
대기오염에 강한 나무는 상록수중 가시나무.사철나무.광나무, 활엽수는 은행나무.참느릅나무.졸참나무 등이 꼽히고 있다.
연구소는 또 침출수 흡입력이 강한 포플러나무를 지난해 난지도와 수도권매립지에 각각 1천여 그루씩 심었다.
포플러는 하루 50ℓ의 침출수를 빨아들여 5백그루만 살아도 연간 4천5백t의 침출수를 처리, 52억원의 침출수 처리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산 포플러가 한번에 최대 4백80㎖를 흡수해 가장 우수하고 개량 수종인 '현사시' 도 4백9㎖를 빨아들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임목육종연구소 구영본 (具永本) 연구관은 "유전자 조작과 접붙이기로 내공해 수종을 배양해 각 지자체에 나눠 줄 계획" 이라며 "쓰레기매립장에 포플러.오리나무.둥글레나무 등을 심으면 뒷동산같은 분위기도 만들 수 있다" 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경우 포플러나무 등을 쓰레기매립장 주변에 집중적으로 심어 1㏊당 연간 20㎏의 중금속을 자연처리하는 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