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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IMF요구 조건 성실 이행으로 경제안정 찾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태국은 국제통화기금 (IMF) 의 긴급지원 이후 IMF측이 제시한 지원조건들을 확실히 지켜나감으로써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주고 있다.

지난 7월 IMF에 지원을 요청했던 태국은 그동안 IMF측의 요구조건들을 군소리 없이 모두 실행하고 있다.

세입 증대를 위해 부가세 및 주요 수입제품의 관세를 대폭 인상시켰고 세차례의 예산 삭감을 통해 내년 예산을 당초보다 20%가량 줄여 흑자재정의 기반을 마련했다.

앞으로 국제통상문제를 야기시킬 소지가 있는 어떤 종류의 직.간접적인 기업지원도 일절 없앨 계획이다.

지난 8일엔 58개 부실 금융회사중 IMF측이 제시한 기준에 따라 무려 56개사를 폐쇄조치하는 등 금융개혁도 스케줄대로 차질없이 수행해 나가고 있다.

심지어 국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금융회사의 청산과정에 3개 외국 회계법인을 자산평가.처분기관으로 선임했다.

새 정부는 한술 더 떠 이참에 정치권의 이권개입 관례를 철저히 없애고 태국경제의 기초부터 새롭게 다진다는 의지를 강력히 표명하고 있다.

지난달 정권을 잡은 추안 리크파이 총리는 "앞으로 정책 수행과정에서 태국경제의 고질적 병폐였던 정치권의 비합리적인 경제문제 개입 관례를 완전히 뿌리뽑겠다" 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차왈릿 용차이윳 전총리가 이끄는 신열망당 등 야당들도 "경제회생을 위한 새 경제팀의 방침을 무조건 받아들이겠다" 는 입장을 표명하는 등 누구 하나 정부정책에 시비를 거는 분위기가 아니다.

도쿄 (東京) 를 방문한 수파차이 파닛차팍 경제담당 부총리는 11일 ADB 주최 심포지엄에 참석, "태국 정부는 IMF 자금을 차질없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국민 고통이 심화되더라도 지난 10월 발표한 긴축경제 운용계획을 철저히 이행할 것" 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처럼 강력한 의지를 보임에 따라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는 크게 안정되고 있다.

태국의 주가지수는 최근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400선 위로 올라섰으며 대미 (對美) 달러에 대한 환율도 달러당 40바트선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IMF 구제금융을 똑같이 받고 있는 한국과 너무나 다른 모습들이다.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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