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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찬바람속 알뜰 송년모임 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여느 해 같으면 망년회다, 사은회다 해서 스케쥴이 빽빽하게 잡혀있을 연말. 하지만 올해는 메가톤급 경제위기를 맞고보니 분위기가 썰렁하기만 하다.

기업들의 경우 아예 일체의 송년모임을 생략하거나 취소하는 곳도 많다.

하지만 어려운 때인 만큼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끼리 얼굴을 맞대고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건네는 자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상당수. "하긴 해야 할텐데…" 방법을 궁리하는 사람들을 위해 남들이 세운 알뜰전략들을 모아봤다.

▶점심에 모임을 갖는다 (U유통업체 판촉팀) :작년엔 1차 고기집, 2차 노래방, 3차 심야주점으로 거나하게 망년회를 했었지만 올해는 간단히 점심을 함께하기로 했다.

분위기에 휩쓸리다보면 저녁 모임은 아무래도 1차로 끝내기 힘들어지기 때문.

▶구내식당을 활용한다 (정무제2장관실) :조촐한 중국집 하나를 빌렸던 지난해 송년모임도 너무 사치스럽단 생각이 들어 정부 세종로 청사의 구내식당에서 일품요리로 식사하며 내년도 운영방안을 토의할 계획.

▶접대는 여러 업체가 모여 공동으로 한다 (백화점및 패션업계) :다들 형편이 어렵기는 마찬가지. 하지만 1년동안 신세진 사람들에 대한 인사를 빼먹긴 곤란한 노릇이다.

예년까진 업체별로 고마운 이들과 함께하던 접대모임을 이번엔 업계 차원에서 경비를 갹출, 공동으로 치르는 곳이 많다.

▶ '보따리 뷔페' 를 활용한다 (본지 주부통신원 박완정씨) :가족별 모임은 각자 부담없는 요리 한가지씩을 준비해와 한 집에서 만나는 '보따리 뷔페' 방식이 인기. 서양에선 포트럭 (potluck) 파티라 부른다.

박씨는 매년 모이는 친구 가족들끼리 늘상 패밀리레스토랑을 이용하곤 했지만 로열티를 한푼이라도 아끼자는 차원에서 이용을 자제키로 했다.

2차로 가던 노래방 순서 대신으론 가족별 장기자랑 대회를 열 생각.

▶식사 수준을 낮추고 문화생활을 즐긴다 (본지 주부통신원 조인경씨) :비싼 식당에서 돈을 쓰기보단 연극.콘서트등을 관람하며 분위기를 즐기는 파. 조씨는 부부동반 송년모임을 모처럼의 문화생활 기회로 만들 생각이다.

혹은 30대 대상의 라이브 카페를 찾아가 식사와 공연을 함께 하는 방법도 고려중.

▶요리를 함께 만들며 우정을 키운다 (H어학원 일본어회화반) :수강생들끼리 맥주집이라도 갈까 하던 계획을 변경, 일본어 선생님 댁에 일식 쇠고기전골 재료를 사들고가 함께 만들어먹기로 했다.

일본의 식문화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

▶불우이웃을 생각한다 (삼성복지재단.한국실내건축가협회) :삼성복지재단은 창립기념일인 20일 저소득층 대상 어린이집을 방문, 자원봉사하는 것으로 송년모임을 대신한다.

또 한국실내건축가협회에선 정기총회를 대폭 축소, 예술의전당에서 대한민국실내건축대전을 참관한뒤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모으기로 했다.

정리 =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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