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후보 둘째아들 신장 1백64.5cm…이인제후보 "1백65cm면 사퇴" 지킬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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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회창 (李會昌) 한나라당후보의 둘째아들 수연씨의 키조작 시비가 해소됨에 따라 이인제 (李仁濟) 국민신당후보의 후보사퇴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나라당은 10일 서울대병원에서 측정한 수연씨의 키가 1백64.5㎝로 나온 점을 들어 병역의혹이 해소된다면 후보를 사퇴하겠다 (발언록 참고) 고 TV토론회에서 말한 이인제후보의 사퇴를 정면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맹형규 (孟亨奎) 한나라당선대위대변인은 "이인제후보가 수연씨의 키가 1백65㎝가 맞는다면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신장조작 의혹을 제기하더니 입장이 곤란해지니까 말을 바꾸고 있다" 고 비판했다.

孟대변인은 "3金청산이란 대승적 차원에서 국민에게 약속한대로 후보사퇴의 결단을 내려주길 촉구한다" 며 이인제후보를 압박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급거 귀국한 수연씨는 신장을 공개측정한 후 기자회견에서 "신체적 조건으로 군대를 못갔지만 추운 날씨에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장병들과 자제를 군에 보내고 맘졸이는 부모님들을 생각하면 마음에 부담이 된다" 고 밝혔다.

수연씨는 체중문제에 대해 "당시에는 위장병과 고시공부 등으로 건강이 안좋아 41㎏이었으며 현재 체중은 50㎏ 미만"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신당 박범진 (朴範珍) 사무총장은 "이인제후보가 TV토론회에서 이회창후보 아들들의 '모든 병역의혹이 해소되면 사퇴하겠다' 고 밝힌 만큼 이제 국민들의 바른 선택을 위해 모든 의혹이 규명돼야 한다" 고 말해 이인제후보의 사퇴불가 입장을 밝혔다.

장성민 (張誠珉) 국민회의부대변인도 "이회창후보는 이번 기회를 통해 일가의 무더기 병역기피 의혹 대상자 8명에 대해서도 공개검증, 의혹을 해소시키길 촉구한다" 며 병역공방에 가세했다.

이상일.이정민 기자

◇이인제후보 병역관련 발언록

〈1차 TV토론회〉

"내일이라도 미국에 있는 둘째아들을 불러들여 국민이 보는 앞에서 키를 재야 합니다.

만약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 이후보께서 국민에게 사죄하고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모든 병역 의혹이 해소된다면 차라리 제가 깨끗이 승복하고 후보를 사퇴하겠습니다. "

〈2차 TV토론회〉

"둘째아들 신장은 재면 됩니다.

내일이라도 귀국해 재면 됩니다.

간단합니다.

체중미달이라고 했는데 병원진료 기록이 있으면 고의감량을 알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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