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회담 이모저모…"잘해보자" 첫 대좌 화기애애

촉촉한 겨울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역사적인 4자회담이 9일 오전10시 (한국시간 오후6시) 스위스 제네바 시내 유럽자유무역지대 (EFTA) 사무국 1층 국제회의실에서 시작됐다.

…1차 본회담 의장국인 미국의 스탠리 로스 (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 수석대표 주재로 열린 이날 회담은 회담장소를 제공한 스위스의 자콥 켈렌버거 외무차관의 성공적 회담진행을 기원하는 환영사에 이어 기념촬영, 각국 수석대표의 인사말, 기조발언 순으로 진행. 기조발언에서 김계관 (金桂寬.외교부 부부장) 북한 수석대표가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았고 이어 중국.한국.미국의 순서로 각각 5~10분 정도에 걸쳐 회담에 임하는 각국의 기본입장을 개진. 각국 대표가 자국어로 발언을 하면 이를 각자 대동한 통역이 한국어나 영어 또는 중국어 중 2개 국어로 순차통역하는 식으로 진행됐는데 한국측은 외무부 직원 가운데 두 명을 영어와 중국어 통역으로 대동.

…각국 수석대표의 기조발언은 대부분 4자회담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하면서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함으로써 항구적 평화를 이룩해야 한다는 기본원칙 천명으로 서두를 시작했으나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하는 대목에서는 서로 상당한 의견차를 노출.

…회담장에는 정사각형으로 설치된 대형 테이블을 둘러싸고 미국 - 중국, 한국 - 북한이 마주보는 형태로 자리를 배치. 각 대표단의 중앙에 수석대표가 자리잡고 좌우에 각각 6~7명의 대표단이 포진했으며 테이블 코너마다 각국 대표단이 대동한 통역이 위치. 오전회의를 끝내기에 앞서 4개국은 차기 본회담 의장국을 선출하기 위한 제비뽑기를 실시, 중국 - 한국 - 북한 - 미국 순으로 돌아가며 차기 본회담을 주재하기로 결정.

…회담장 입구에는 한국과 미국.일본 및 유럽 각국에서 몰려온 취재진 1백여명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여 모처럼 성사된 한반도 평화협상에 대한 각국의 깊은 관심을 반영. 스위스 정부는 회담장 임대료를 부담하고 각국 수석대표와 대표단에 벤츠 승용차와 미니버스 한대씩을 무료지원하는 한편 북한대표단에 대해서는 인터콘티넨털 호텔 숙박료까지 부담하는 등 이번 회담 대단한 열의를 보여 관심. 제네바 = 배명복 특파원